빈티지 캠코더의 매력이란

영업하는 거 맞습니다

by 오로지


외출할 때 무조건 산요작티 캠코더를 챙겨서 나간다.

그냥 카메라 없이 거닐 땐 담지 못해 아쉬운 풍경이 많았는데

막상 카메라를 챙기고 나오면 찍을만한 풍경이 없다.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겼는데 막상 비가 오지 않아 짐이 되는, 그런 경우 같달까.

결국 볼 일만 보고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왠지 어느 날은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에 한강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곳엔 항상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무얼 찍듯 그럴싸하다. 반짝이는 윤슬은 없지만, 일렁이는 물결 하나로도 만족스럽다.



두 눈으로 볼 때와

캠코더를 통해 바라볼 때의 기분이 다르다.

두 눈으로 볼 때에는 그때 그 감정이 그냥 흘러가버리는 듯한데

캠코더로 찍고 있으면 그때의 감정이 그대로 담기는 듯하다.

나는 아직 미숙해서 내 감정이 남들에게 전해질지는 미지수이지만.

사실

선명하지 못한 화질, 제멋대로 흔들리는 화면

이것만으로도 나를 잘 보여주는 게 아닐까.

그래서 내가 이 낡은 카메라를 사랑하게 됐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