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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제로 Nov 24. 2020

스톡홀름 할아버지와 니스의 월식-프랑스 니스 여행

얘들아 달을 봐!


"애들아, 달을 봐 오늘 달은 평소와 아주 달라."


그 날 Nice의 밤바다는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그 가운데는 동그란 보름달이 있었다. 


앉아서 여유롭게 밤을 보내고 싶어 해변에 위치한 '와카바'에 갔다.

우리 옆자리에 할아버지 두 분이 앉으셨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으며 노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우리가 집에 가려고 막 일어서던 때에 말을 거셨다.


"애들아 저 달을 봐. 평소와 다른 모양이야."라고.


생각해보니 그랬다.


원래는 보름달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조금씩 

달이 움푹 파여갔다.




월식을 본 것이었다.


초저녁부터 바닷가에 앉아 멍하니 파도소리를 들으며

동-그렇게 뜬 달을 보고 있었다.

그 이후로 와카바 야외 테라스에 앉아

달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었지만

자각하고 있지 못했는데..


할아버지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오신 분이었고

여행이 아니라 은퇴 후 여기서 살고 계신다고 덧붙이셨다.

우리는 속으로 생각했지,


'노후를 이렇게 낭만적인 곳에서 보낸다면 행복하겠다.'

Nice, 니스라고 읽는 게 맞지만

나이스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곳이기에

그렇게 속으로 생각했다.




우리는 잠시 스쳐가는 여행자이지만

낭만의 바다에 사는 할아버지 덕분에 

그날의 달이 더 낭만적인 밤이었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아있는 달빛이 사라지기 전에

이 마음과 생각을 글로 쏟아내고 싶어 느릿느릿 걸으며

바삐 손가락을 움직였다.


노란 달이 까만 밤하늘에 뒤덮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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