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달을 봐!
그 날 Nice의 밤바다는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그 가운데는 동그란 보름달이 있었다.
앉아서 여유롭게 밤을 보내고 싶어 해변에 위치한 '와카바'에 갔다.
우리 옆자리에 할아버지 두 분이 앉으셨다.
우리가 사진을 찍고 영상을 찍으며 노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던
할아버지는 우리가 집에 가려고 막 일어서던 때에 말을 거셨다.
"애들아 저 달을 봐. 평소와 다른 모양이야."라고.
생각해보니 그랬다.
원래는 보름달이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 조금씩
달이 움푹 파여갔다.
초저녁부터 바닷가에 앉아 멍하니 파도소리를 들으며
동-그렇게 뜬 달을 보고 있었다.
그 이후로 와카바 야외 테라스에 앉아
달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고 있었지만
자각하고 있지 못했는데..
할아버지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오신 분이었고
여행이 아니라 은퇴 후 여기서 살고 계신다고 덧붙이셨다.
우리는 속으로 생각했지,
'노후를 이렇게 낭만적인 곳에서 보낸다면 행복하겠다.'
Nice, 니스라고 읽는 게 맞지만
나이스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로 좋았던 곳이기에
그렇게 속으로 생각했다.
낭만의 바다에 사는 할아버지 덕분에
그날의 달이 더 낭만적인 밤이었다.
터벅터벅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남아있는 달빛이 사라지기 전에
이 마음과 생각을 글로 쏟아내고 싶어 느릿느릿 걸으며
바삐 손가락을 움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