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이에요.
바라보고 있는 풍경을 편지지 삼아,
읊조리는 목소리를 잉크 삼아 편지를 써 내려갔다.
사랑의 말이었다.
이곳에서 반짝이는 노란 불빛들을,
내려다보이는 세체니 다리를,
노란빛으로 물들고 있는 이 도시를 함께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너에게도 이 황홀한 순간이 닿기를 바라며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그렇게 걷다가 마주한 장면이 눈물 날 정도로 멋질 때마다
우연히 방문한 식당의 음식이 기가 막힐 때마다
그날의 바람과 온도가 딱 적당해 기분이 좋을 때마다.
가장 먼저 당신을 떠올렸고, 나의 편지는 길게 길게 써 내려져 갔다.
어쩌면 깨끗한 이 마음이 글로 그 실체가 생겼을 때
왠지 어딘가에 과장이 들어가거나,
그 밖의 감정이 첨가될까 걱정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그저, 그렇게 진심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평소보다 행복한 목소리로 통화를 했고
기분 좋은 문장들로 너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채웠다.
무책임한 말이겠지만, 부치지 못한 편지를 꺼내 읽는 것을 당신의 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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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 성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