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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제로 Nov 29. 2020

멀리 떨어진 밤 하늘에서 쓴 편지-부다페스트, 헝가리

사랑하는 마음이에요.

부치지 못할 편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바라보고 있는 풍경을 편지지 삼아,

읊조리는 목소리를 잉크 삼아 편지를 써 내려갔다.
사랑의 말이었다.

이곳에서 반짝이는 노란 불빛들을,
내려다보이는 세체니 다리를,
노란빛으로 물들고 있는 이 도시를 함께 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너에게도 이 황홀한 순간이 닿기를 바라며
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언젠가 꼭 네 손잡고 여기에 다시 올 거야.”


그렇게 걷다가 마주한 장면이 눈물 날 정도로 멋질 때마다
우연히 방문한 식당의 음식이 기가 막힐 때마다
그날의 바람과 온도가 딱 적당해 기분이 좋을 때마다.
가장 먼저 당신을 떠올렸고나의 편지는 길게 길게 써 내려져 갔다.





오로지 상상으로만 편지를 발송했던 건

어쩌면 깨끗한 이 마음이 글로 그 실체가 생겼을 때
왠지 어딘가에 과장이 들어가거나,
그 밖의 감정이 첨가될까 걱정되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그저그렇게 진심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평소보다 행복한 목소리로 통화를 했고
기분 좋은 문장들로 너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채웠다.
무책임한 말이겠지만부치지 못한 편지를 꺼내 읽는 것을 당신의 몫이었다.







ⓒ 2020. 다제로 all rights reserved.
헝가리 부다페스트, 부다 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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