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 즐거웠던 건
지하에 있는 게스트하우스에는 50명 정도는
묵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커다란 공간이 있었다.
지하에, 창문도 없어서 비가 오는 내내 더 꿉꿉하게 느껴졌다.
뒤척이다 잠든 다음 날 아침 핸드폰을 켜 날씨부터 확인했다.
생각보다 맑은 날씨였고,
오후에 잠시 비가 온다는 소식에 걱정이 됐지만
짐을 최대한 줄이고 싶어 우산을 두고 나섰다.
조금 걷다 보니 맑았던 하늘은 갑자기 어둑해졌고,
그러다 비가 떨어졌다.
급하게 인근 카페로 뛰어갔다.
머리에는 가디건을 벗어 급히 만든 간이 우산을 쓴 채로.
불청객 같은 비였지만, 우리는 웃으며,
소리 내어 웃으며 그 길을 뛰어갔다.
그렇게 들어간 카페에서
따뜻한 오믈렛과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먹으며
비가 그치길 기다리면서도
내심 창 밖으로 내리는 비가 운치 있다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