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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제로 Dec 04. 2020

퇴근하는 그를 붙잡고-그라사 전망대, 포르투갈

행복은 참 쉬웠고,

한낮의 더위가 사그라들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던 언덕길. 

그 언덕을 올라, 지는 노을을 향해 뛰었다. 


제발 우리가 도착하기 전까지 사라지지 말라고 붙잡으며 

눈 앞에서 지고 있는 해가 우리 바람대로 

천천히 사라지지 않을 걸 알기에 

가장 예쁜 순간을 놓치지 말자며 뛰고 또 뛰어갔다. 


그렇게 도착한 언덕 꼭대기엔 사람들의 기대와 여유로움이

솔솔 부는 바람을 타고 전해졌다. 

헐레벌떡 뛰어오느라 가빠진 숨을 정리할 새도 없었다. 

빠르게 퇴근길에 오른 해가 마지막까지  

열심히 아름다워주었기에 우리 마음에, 눈에, 그리고 사진으로  

그의 사라짐을 담아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틈틈이 하늘을 바라보며 감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때 느꼈던 것 같다. 

그 감정은 행복이었다. 

행복은 참 쉬웠고,  노력하지 않아도 불쑥 찾아오는  

어느 저녁의 아름다운 노을 같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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