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휴대폰이 가르쳐 준 변하지 않는 가치는?
여러분은 휴대폰을 얼마나 오래 쓰고 계십니까?
요즘은 신형 휴대폰이 자주 출시되고, 앱이나 OS 업데이트도 구형 기종을 점점 지원하지 않아 2년 정도에 한 번씩 교체하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된 것 같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바꿔야 할 때도 있고, 새로 나온 제품이 눈길을 끌 때도 있습니다.
저는 갤럭시노트8을 7년 6개월째 사용중입니다.
최근 액정에 금이 가고, 속도도 많이 느려졌지만 아직까지 큰 불편 없이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젠 이 친구를 보내줄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위치 추적용 스마트 태그를 구매했습니다.
그런데 제 휴대폰은 해당 앱을 실행하지 못합니다.
결국 태블릿PC에 앱을 설치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휴대폰은 제 아들과 동갑입니다.
정확히는 아들보다 3개월 먼저 세상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아들이 태어난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사진과 영상을 모두 이 휴대폰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가끔 갓난아기 시절의 사진을 꺼내보면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렀는지 새삼 느끼곤 합니다.
육아로 힘들었던 순간들도 떠오르지만, 돌이켜 보면 모두 소중한 기억입니다.
하지만 세월은 휴대폰도 비켜가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사진도 흐릿하게 나오고, 터치도 버벅거립니다.
그래도 이 오래된 휴대폰은 7년 반 동안 저와 가족의 희로애락을 묵묵히 함께해 준 고마운 동반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낡은 휴대폰 하나일지 몰라도, 제게는 가족의 역사를 간직한 하나의 책과 같습니다.
이 친구가 있었기에 언제든 소중한 순간을 다시 열어볼 수 있었습니다.
이제 곧 새로운 기기로 바꾸겠지만, 마지막까지 이 휴대폰은 우리 가족의 모습을 담아줄 겁니다.
언젠가 떠나보내야 할 친구지만, 함께했던 시간만큼은 평생 제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겁니다.
우리는 종종 오래된 것을 과소평가하곤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워져야 할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대에 맞춰 변화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묵묵한 헌신입니다.
제 휴대폰이 보여준 것처럼, 알아주는 이 없어도 누군가의 소중한 순간을 기록하고 지켜주는 그 마음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삶에 조용히 머물며, 힘이 되는 작가.
제 휴대폰처럼 묵묵히 곁을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세상은 조용하고 보이지 않는 이들의 헌신으로 지탱된다.”
-조지 엘리엇 (George Eliot)-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