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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작은 푸념 하나 올립니다.

가족 간에도 배려가 필요한 이유

by 감성부산댁

가족이라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면 생각이 다르다.

어떤 사람은 늘 웃음이 오가는 집에서 자라 가족과 자주 연락하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당연하다.

반면 어떤 사람은 가족이라 해도 조용하고 거리감 있게 지내며, 서로의 안부조차 모른 채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

아내는 전자이고, 나는 후자다.


얼마 전, 아내가 자기의 친척을 오랜만에 만날 약속을 잡았다고 알렸다.

아내에게는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낸 외사촌으로 몇 년간 외국에 있다가 한국에 온다고 한다.

아내는 반가운 마음에 아내 외가 식구들과식사 약속을 잡고 공연 소식에 기쁘게 참석하기로 했다.

아내에겐 너무도 자연스럽고 즐거운 만남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저 낯선 사람일 뿐이다.

몇 번이나 봤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먼 사람이다.

특히 나는 낯선 사람과의 만남이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이 참 어렵게 느껴진다.


아내는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나도 편할 거라 생각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내게도 밝은 모습으로 함께하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 쉽게 웃을 자신이 없다.


그렇다고 아내에게 불평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일로 다투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냥 아내의 말을 듣고 넘겼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서운함이 남았다.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내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듯한 모습에 조금은 마음이 아팠다.

단 한 번이라도 “괜찮겠어?”라고 물어봐 줬다면, 이렇게까지 속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물론 아내가 내 가족들과 잘 지내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잘 안다.

그런 아내의 마음을 알기에 내 마음을 쉽게 꺼내놓지 못한다.

혹시라도 “나는 이렇게 노력하는데 너는 왜 못 하냐”고 말할까 봐 두렵기도 하다.


그렇지만 사람은 자라온 환경이 다르면 생각도, 느끼는 것도 다르다는 걸 이야기하고 싶다.

가족이라 해도 차이를 하루아침에 극복할 수 없다.


가족이기에 더더욱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작은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가족이 되었다.

사랑만으로 모든 차이를 넘을 수는 없다.

그저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걸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건 오히려 상대를 더 외롭게 만들 수 있다.

말하지 못한 채 마음속에 담아두는 외로움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도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간격을 조금씩 좁혀야 한다.

그럴 때 진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향한 따뜻한 배려와 존중, 그것이 우리가 지켜야 할 마음 아닐까.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때때로 가장 적은 배려를 하곤 한다."

-엘리자베스 길버트 (Elizabeth Gilbert)-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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