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솔직함이 화를 부르는 이유
며칠 전, 가족 간의 배려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그 글을 본 아내는 글을 통해서라도 제 마음을 전해줘서 다행이라 말했지만 마음 한켠이 무거웠습니다.
사실 저는 예전부터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이 부담스러웠습니다.
처가댁 식구들과의 첫 만남도 쉽지 않았습니다.
자라온 환경의 차이 때문인지,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저는 쉽게 얼어붙었고 말도 잘 하지 못했습니다.
아내는 처음에 그런 저를 이해하지 못했고, 자신의 가족을 무시한다고 느껴 많이 속상해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성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후, 아내는 점차 이해하고 배려해주려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아내 사촌들과의 만남 이야기가 다시 나왔고 저는 또다시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동안 눌러왔던 감정이 터져 나왔고 이번에는 제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았습니다.
다음부터는 미리 만날 의사가 있는지 꼭 물어봐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도 그동안 쌓아온 섭섭함을 드러냅니다.
자신의 가족을 위해 나도 조금은 배려해 줄 수 있는 거 아니냐며 힘들다고 말도 못하는 건 어른스럽지 못하다고 화를 냈습니다.
결국, 서로의 감정에 솔직했던 대화는 평행선을 달리게 되었고, 말다툼으로 번졌습니다.
각자의 입장을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겁니다.
되돌아보면 아내는 나를 많이 배려해왔습니다.
내가 처가댁 식구들과 거리감을 두어도 크게 나무란 적이 없었고, 양가 부모님을 뵐 때마다 유연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를 위해 노력해온 아내의 마음을 저는 제대로 알아주지 못했습니다.
솔직한 감정 표현이 잘못은 아니지만 솔직함이 지나치면 상대의 마음을 가려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나는 이제야 깨닫습니다.
내 감정에만 충실했던 나는, 아내의 진심을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생각해보니, 오늘이라도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지나친 솔직함은 때로는 큰 화를 부릅니다.
상대의 진심과 그동안의 노력을 감정이라는 이름으로 밀쳐내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일이지만,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지키는 일 또한 내가 평온하게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책임임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진정한 사랑은 모든 감정을 직설적으로 내뱉는 솔직함보다는 때로는 상대를 배려하며 조심스럽게 돌아가는 우회로를 택할 때 더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나의 감정뿐 아니라 상대방의 감정도 함께 헤아릴 줄 아는 어른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진실은 칼처럼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등불처럼 비추는 것이다."
- 유대인 격언 -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