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상처가 아물고 새 살이 돋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by 감성부산댁

어제 동생 생일을 맞이하여 오랜만에 동생이 집으로 내려왔다.

오랜만에 가족들끼리 식사를 하고, 생일 케이크 앞에서 간단한 생일 축하 파티를 하였다.

마침, 내 생일도 얼마 남지 않았고, 생일 무렵에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내 생일까지 겸했다.


생일 선물을 주고받으며 좋은 시간을 보내는 와중에 기류가 바뀔만한 말씀을 아버지께서 하셨다.

그동안 인정하지 않고, 잔소리만 하시던 그분께서 동생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겠다고 하셨다.

동생은 어느 때보다 뜻깊은 생일 선물이라며 반색하는 표정이다.


그러나 나는 순간 좋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마치 아버지 자신의 삶을 놓아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삶 속에서 남아 있는 것들을 털어버리려고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동안 동생은 자신의 결혼 문제로 아버지와 오랫동안 갈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자신의 의지대로 할 수 없음을 직감했기에 그런 말을 한 것으로 나는 받아들인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는 자포자기한 심정을 토로함으로써 마지막 저항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의 어떤 말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 해도 그게 되지 않는다.


그때 나는 아버지께 받은 지난날의 상처가 아물기는커녕 더욱 깊어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상처가 깊을수록 아물기 위한 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려 한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좋지 못하다.

늘 부정적이고, 나와 동생을 압박하며 다정함보다는 무뚝뚝함으로 일관했던 나의 아버지!

그를 이해하려 하지만 지난날 쌓이고 쌓인 상처로 인해 피나는 나를 보며 나를 먼저 챙기기로 한다.


아직 나는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가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시간이 많지 않음은 알지만 그렇다고 상처 입은 내 마음을 놔둔 채 아버지를 받아들인다면 이는 아픈데 아프지 않다고 거짓말하는 거 밖에 되지 않는다.

베이고 까진 상처도 아 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하물며 수십 년간 입은 마음의 상처는 단번에 없어지지 않는다.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 연고도 바르고 아이싱도 한다.

나도 지금 아버지께 받은 상처가 나아지기 위해 내 마음에 연고를 바르고 아이싱을 하는 중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나도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할 날이 올 것이다.

그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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