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J인 내가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가졌던 마음

by 감성부산댁

나는 누구보다 계획적인 사람이다.

가정에서도, 직장에서도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춰 움직여야 마음이 놓인다.

해야 할 일은 미리 정리되어 있어야 하고, 예상 시간과 순서도 머릿속에 그려져 있어야 한다.


문제는 계획이 틀어질 때였다.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기면 머리가 멍해지고, 식은땀이 흐르고, 감정이 날카로워졌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예민해졌고, 괜한 짜증이 주변 사람들에게 향하기도 했다.

나는 계획을 사랑했지만 ‘계획대로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가진 생각이 날 깨우쳐 주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운전해 간다고 가정해 보자.

예전에는 경부고속도로 하나가 막히면 답이 없었다.

예상 도착 시간은 틀어지고, 조급함은 커지고, 짜증은 쌓여 갔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러 고속도로를 갈아탈 수 있고, 사고나 공사로 길이 막혀도 다른 길로 우회할 수 있다.

조금 돌아가더라도 결국 목적지에는 도착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막히지 않는 길’이 아니라 ‘대체 도로의 존재’였다.


우리의 인생에도 대체 도로가 필요하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는 항상 한 가지 길만 상정해 두었기 때문이다.

“이 일정대로 흘러가야 해.”

“이 계획이 틀어지면 안 돼.”

하지만 삶은 언제나 돌발 변수를 안고 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은 내 준비 부족이 아니라 그저 삶의 일부일 뿐이다.

그 후로 나는 계획을 세우되 항상 이렇게 덧붙이기 시작했다.

“이 길이 막히면 다른 길로 가면 되지.”


여러 경우의 수를 완벽히 계산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모든 상황을 통제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단지 다른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마음의 여유를 갖는 것이다.


여유는 가능성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된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하나도 버거운데 여러 가지를 어떻게 생각해?”

모든 경우를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준비’가 아니라 ‘태도’다.


계획이 틀어질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 변수는 실패가 아니라 과정임을 받아들이는 것, 돌아가는 길도 목적지를 향하고 있음을 믿는 것

이 마음이 생기자 신기하게도 계획이 어긋나도 예전만큼 흔들리지 않았다.

몸이 먼저 반응하던 불안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여전히 나는 파워 J이며 계획형 인간이다.

계획을 세우는 나의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계획이 틀어졌을 때 나를 대하는 태도다.

이제는 이렇게 말해 준다.

“괜찮아. 다른 길이 있어.”

“조금 돌아가도 결국 도착해.”

계획은 방향을 잡아 주는 도구이지 나를 옥죄는 족쇄가 아니다.


혹시 당신도 계획이 어긋날 때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있지는 않은가?

인생이라는 길 위에는 언제나 여러 갈래의 도로가 있다.

하나가 막혀도, 우리는 멈추지 않아도 된다.

마음의 그릇을 조금만 넓히면 불안은 줄어들고, 여유는 자라난다.

그 여유가 우리를 더 단단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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