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놓치고 있던 가장 가까운 사랑

by 감성부산댁

내가 너무 여유가 없으면 그 언어가 잘 안 들립니다.

잘못 해석하고 오해하고 짜증 내고 화내고 후회하기를 반복합니다.

부디 우리 부모님이 더 나이가 드시기 전에, 부모님과의 관계가 더 멀어지기 전에, 그 소리들이 번역되어 들리셨으면 좋겠습니다.

- 김창옥<지금 사랑한다고 말하세요> -


우리 부모님들,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다.


부모님 세대는 풍족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지나, 살아남기 위해 악착같이 버텨내며 사회에 발을 내디디셨다.

그렇게 만난 배우자와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아 기르며 또 한 세대를 이어오셨다.

그리고 지금, 그 자녀들이 자라 또 다른 가정을 이루고 있다.


긴 시간 속에서 부모님은 늘 같은 자리에 계셨다.

자식이 중심인 자리, 그리고 자신은 한 발 물러선 자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하신다.

찾아뵈려고 하면 바쁠 텐데 왜 오느냐고 만류하시고,

좋은 것을 드리면 너희가 쓰라며 한사코 거절하신다.

이제는 명절에도 굳이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 말 속에는 늘 같은 마음이 담겨 있다.

“너희가 편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식이 아프다는 소식 앞에서는 그 모든 말이 무너진다.

열 일을 제쳐두고, 누구보다 먼저 달려오시는 분들.

미워도, 서운해도, 결국은 내 자식이기 때문에.

내 자식이 괜찮아야 자신도 괜찮기 때문에.

부모님은 그렇게, 자신이 받지 못했던 사랑까지 더해

자식에게는 아낌없이 내어주신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조금씩 소모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꺼이 감수하신다.

표현은 달라도, 그 마음만큼은 모든 부모가 닮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 마음을 얼마나 제대로 읽어내고 있을까.

모두가 잠든 새벽,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 사랑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었을까.


우리 아버지는 늘 퉁명스러운 분이셨다.

소위 말하는 ‘츤데레’에 가까우셨다.

살아오며 따뜻한 격려나 칭찬을 많이 들어보진 못했다.

결혼 후 독립한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분은 늘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마음을 전하고 계셨다.

나는 그 마음을 자주 오해했다.

아니, 어쩌면 편한 방식으로 해석해버렸다.

그게 사랑이라는 걸 알기보다는 그저 부족한 표현이라고 단정 지어버렸다.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나는 그 마음을 너무 늦게 알아차린 건 아닐까.’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보려 한다.

지금이라도 알아차렸다면, 아직 늦지 않았다고.


부모님의 사랑은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다를 뿐 결코 부족했던 적은 없다.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 역시 그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몸에 좋은 음식이 쓰듯 부모님의 무뚝뚝한 말 한마디도 어쩌면 우리를 위한 가장 진한 마음일지 모른다.


이제는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그 안에 담긴 뜻을 한 번 더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한다.

조금만 더 넉넉한 마음으로 조금만 더 천천히.


혹시라도 지금 부모님의 마음을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나처럼 조금은 늦게 깨달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어쩌면 가장 빠른 순간일지도 모른다.

부모님의 사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고 우리는 아직 답장을 보낼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괜찮다.

부모님의 사랑을 이제는 우리의 방식이 아닌 그들의 방식으로 이해해보자.

그리고 그 사랑에 우리의 사랑으로 지 답해보자.


인생에 감성을 더하다~!

감성부산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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