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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is libris Sep 21. 2020

아무 이유 없이 바다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고독의 힘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은 월요일을 보내면서 문뜩 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비교적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면서도 바쁠 때 들었던 마음은 여전하다. 

마음만 먹으면 커피 한 잔 사 들고, 몇 시간 운전해서 비릿한 바다향을 맡고 돌아올 수 있겠지만 딱히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일상에 갇혀 탁 트인 바다에는 다녀오지 못한다. 

무엇하나 거리낄 것 없는 자유로운 일상이지만, 일탈을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문턱이 있다. 


이유 모를 일상의 부족함에서 위로받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음악이다. 

차 안에서, 대중교통 안에서, 산책하면서 듣는 음악은 답답한 마음을 풀어 준다. 




아무 이유 없이 바다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사업을 하든 직장 생활을 하든 도시에 살면서 떠나고 싶을 때 훌쩍 떠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비교적 자유로운 직업을 가진 나 역시 이런저런 일상에 붙잡혀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다 보니 몇 년이 지나도록 바다에 가지 못하고 있다


그런 나에게 바다를 보여주면서 잠시 쉬라고 말해주는 것이 바로 필립 글래스의 음악이다. 그의 음악은 내게 말한다. 잠시 일손을 놓고 떠나보라고. 골치 아픈 문제일수록 몇 걸음 떨어져서 보면 놓쳤던 것들이 금세 보이듯이, 삶의 현장에서 몇 발짝 떨어져서 보면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된다고, 그의 음악은 나직한 목소리로 내게 말해준다. 


원재훈 《고독의 힘》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은 월요일을 보내면서 문뜩 바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비교적 여유로운 하루를 보내면서도 바쁠 때 들었던 마음은 여전하다. 마음만 먹으면 커피 한 잔 사 들고, 몇 시간 운전해서 비릿한 바다향을 맡고 돌아올 수 있겠지만 딱히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일상에 갇혀 탁 트인 바다에는 다녀오지 못한다. 무엇하나 거리낄 것 없는 자유로운 일상이지만, 일탈을 위해서는 넘어야 하는 문턱이 있다. 


이유 모를 일상의 부족함에서 위로받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음악이다. 

차 안에서, 대중교통 안에서, 산책하면서 듣는 음악은 답답한 마음을 풀어 준다. 


요즘에 라디오를 듣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라디오를 대체할 수 있는 매체들이 수없이 많아진 요즘, 라디오는 한물 지나간 추억 속 매체가 되어버렸다. 학창 시절 나에게 라디오는 입시와 공부라는 목표에 목을 매야 하는 일상을 견디어 낼 수 있게 도와준 버팀목이었다. 매일 저녁 〈별이 빛나는 밤〉과 야자는 같은 시간이 끝났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사연과 음악을 듣는 것이 좋았지만, 은근 별밤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릴 때도 있었다. 


이제 더는 라디오를 들으며 일상의 위로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낭만을 논하지도 않고, 라디오 DJ의 음성 끝에 흘러나왔던 음악을 기다리지 않는다.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아 들을 수 있게 되었고, 위로보다는 재미를 찾는다. 


조금은 아쉬운 일이다. 어떤 음악이든 쉽게 찾아 들을 수 있게 변해가면서 음악으로 더 이상 위로를 받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간혹 마음에 와 닿는 가사 한 구절, 음악 한 소절이 있지만, 플레이리스트에서 몇 달 혹은 몇 주 안에 사라지고 만다. 


과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선율에서 느꼈던 편안함과 위로는 어디에서부터 왔던 것일까? 단순히 학교 교실 안에서만 생활해야 하는 자유롭지 못했던 시절 추억 필터를 입혔기 때문일 수도 있고, 10대 사춘기 푸르른 낭만일 수도 있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8시를 기다리고 음악을 듣기 위한 들인 노력 때문에 더 큰 의미를 가졌다. 


나는 아직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앨범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장한다. CD를 사거나, LP를 사거나, 안되면 음원을 다운로드 받아 놓는다. 물론 수많은 노래를 매일 듣거나 장시간 들을 수는 없겠지만, 이유 없이 바다를 보러 가고 싶을 때, 조금 번거롭지만, 음반을 찾고 꺼내고 플레이를 한다. 


음악은 아직도 우리를 위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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