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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cky Ha Oct 14. 2019

좌충우돌 갱년기 다이어트 일기

4주 차 첫째 날 ㅣ 2019-10-14


12일과 13일엔 다욧 일기를 쓰지 못했다. 동문회에서 작은 노래 공연을 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토요일 밤에 공연을 마치고는 오랜만에 동문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일요일 새벽 4시경에 잠들었다.

금요일과 토요일의 기억들을 소환해 일기를 적는 것이 딱히 의미가 있을 거 같지 않아서 어제 하루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작성하고자 한다.





[체중 59.9kg] (-2.8kg)

드디어 공식적으로 오늘 앞자리 5자를 찍었다. 주말 내내 운동을 전혀 하지 못했는데도 체중이 올라가지 않고 오히려 100g이 빠진 것이 신기방기.


[걸음수 1,389]

눈을 의심하지 마시라. 천보가 맞다. 만보 아니다. 다욧 일기를 시작하기 전의 주말 걸음수가 늘 이랬다. 오늘부터 다시 시동 걸어야 하는데. 절대 멈추면 안 되는데. 오늘 잠자리에 들 때까지 꼭 만보를 걷고야 말겠어.


[모닝요가]

새벽까지 모임을 하고 4시 넘어 잠을 잤다. 깨어나 보니 오전 9시. 청주에 사는 친구가 호텔까지 찾아와 주어서 겨우 일어났다. 요가. 당연히 못했다. 저녁에라도 할까 했지만 집안일을 하고 나니 어느새 밤 10시였다.  

쭈그리고 앉아 4시간 동안 쪽파를 깠더니 엉덩이, 허리, 어깨, 등이 너무 아팠고 피곤이 너무 많이 몰려와서 걍 잤다. 하루가 흐트러지니 모든 게 엉망이다.


[오늘의 식사]

아침 ㅣ pass

늦잠으로 먹지 못했다.


점심 ㅣ 돼지갈비 1.5인분, 돼지 꼬들살 0.7인분, 양파와 파채 많이, 선짓국 반 뚝배기

밥은 먹지 않았지만 고기를 좀 과하게 먹었다. 생각해 보니 다욧 일기를 시작하면서 제대로 된 고기를 먹지 못한 거 같다. 그래서 그런지 친구가 고기를 구워주자 눈이 뒤집혔다. 어찌나 맛있던지. 꼬들살은 식감이 어마어마했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꼬돌한 식감. 아... 또 먹고 싶다. 열심히 살 빼고 나한테 상으로 한번 사줘야지~


저녁 ㅣ 호박 자작 찌개, 구운 계란 2개

텃밭에서 커다란 호박을 하나 수확해서 잡았다. 호박 자작 찌개를 해 먹기 딱 좋은 호박이었다. 두툼하게 썰어서 들기름에 볶다가 새우젓 간을 하고 조금 더 볶에 준다. 어느 정도 알맞게 볶아지면 파, 마늘, 청양 고추를 넣고 물을 자작하게 부은 후 끓여준다. 약간 싱거우면 조선간장으로 간을 해준다. 요렇게 하면 얼마나 맛있게요. 호박은 붓기를 빼주는 음식이다. 전날 피곤한 위와 몸을 호박으로 달래주고 밥 대신 구운 계란을 먹었다.





동문회에서 30년 만에 만난 친구는 반쪽이 되어 있었다. 또 고기를 구워준 친구도 여전히 학생 때의 이쁜 몸매 그대로였다. 난 뭐냐? 그래도 위로가 쫌 되는 건 살 덕분에 얼굴에 주름이 쫌 덜 한 거? 살이 얼굴에 다리미 역할을 해주는구나. 나이 먹어서 너무 말라도 못쓴다. 그래도 둔해 보이지는 말아야지. 노래하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사진으로 찍어서 톡으로 보내준다. 둔. 해. 보. 인. 다. 제길. 내년 동문회 때는 날씬은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둔녀'만이라도 탈출해보자.



#청주 향정 숯불갈비

   네~ 친구가 해요. 구리 석쇠에 고기를 구워주는데 완전, 짱 맛나요. 근처에 사시는 분들 한번 드셔보셔융~

   돼지갈비, 꼬들살 추천드립니다^^






이 영롱한 5자가 보이시죠?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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