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열고닫기 OPCL May 28. 2021

90% 대출로 집을 살 수 있나요?

무주택자, 집값 담보대출 90%까지 풀겠다!


한 여당 의원은 말했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 집값의 90%까지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무주택자가 바로 집을 살 수 있게 해주자'라고 라디오에서 말한 발언은 여야를 막론한 이슈가 되었다.

현재 LTV, DTI가 40%, 60%로 제한되어 있다. 예를 들어, 현재 10억짜리 집을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대 4억 원밖에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고, 6억 원이 수중에 있어야 집 구매가 가능하다. (참고로 외국의 LTV 상한의 비율은 미국은 80%, 홍콩도 약 80%, 네덜란드는 100%라고 한다.)



[여기서 잠깐!]

*LTV (Loan to Value) : 주택가치 대비 대출 비율
e.g) 3억짜리의 집의 LTV가 70% 라면 최대 2억 1천만 원 대출 가능!

*DTI (Debt to Income) : 연 총소득 대비 매년 갚아야 하는 원금 및 이자 차지하는 비율
e.g) 연 소득 5천만 원이고 DTI가 60% 라면 매년 갚아야 할 이자가 연 3천만 원이 넘지 않게 대출 규모 제한!

*DSR (Debt Service Ratio) : 전체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
e.g) 연 소득이 4천만 원이고, 총 모든 대출 원금, 이자 상환액을 더했을 때 1,545만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DSR = 38.6%.


요즘 따라 집 문제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전셋값이 올라 힘들어진 상황에서 LH 부동산 투기 사건까지 이어졌고, 분노한 청년의 마음은 이번 재보궐선거를 통해 드러났다. 선거는 끝났지만 내년 대선을 염두한 듯 정치권은 연일 성난 청년들의 마음을 돌리거나, 계속 붙잡아두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90% 대출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집을 과연 살 수 있는 걸까?



선거에서 드러난 청년들의 주거에 대한 분노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청년들의 표심이 결과를 가를 중요한 세대라고 판단하였고, 두 예비 후보는 선거 홍보 기간 동안 많은 청년과 관련된 이야기를 쏟아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진보에 가까운 성향을 가진 20, 30대의 대부분이 야당 후보를 지지했고, 특히나 20대 남성의 경우 60대 남성보다 더 높은 비율로 야당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연령별 투표율 (참조 : KBS1)

우리가 투표할 때 인물, 정책, 정당, 현재 정부에 대한 호감 또는 반감, 국정 운영 능력 등 다양한 생각을 통해 결정한다.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지만  주거에 대한 이슈는 중요하게 작용했고, '공정'이라는 부분과 맞물려 이번 선거의 중요한 포인트가 된 것은 분명한 듯 보인다.


집값, 정말 이상하다 <참고 : pixabay>


지금 집값, 정말 이상하다

이번에는 직접 청년들이 생각하는 주거 의식이 담긴 자료를 보여드리고자 한다. 

한국 청소년정책 연구원에서 지난해 7월, 만 15~39세 국민 3,520명을 대상으로 한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청년들은 현재 집값 수준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응답자의 85.2%는 '집값 수준이 적정하지 않다'라고 했는데, 이 중 '전혀 적정하지 않다고' 말한 비율이 46.5%였다. 이는 2018년 27.2%, 2019년 35.7%와 비교하여 10% 이상 상승한 수치이다.

해당 조사에서 청년 10명 중 7명은 '내 명의의 집이 있어야 한다'라고 답하였다. 계약 기간에 따라 철새처럼 다녀야 하고, 임대료 상승 위험 등 주거안정성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응답한 청년 중 63%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청년 주택 공급 정책'을, 23%는 '청년 주거비 지원 정책'을 답했는데 집값도 이상하지만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포인트가 정부랑 실제 청년 사이에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느껴진다.


나도 이런 집 살고 싶다


그래서 90% 대출해 주면 집을 살 수 있나요?

대출을 내고 집을 살 수 있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닌 것 같다.

실제 90% 대출해 준다고 해서 집을 살 수 있을까? 아니다. 불가능하다. 

내가 사는 곳 주위의 30년 된 아파트가 있는데 그곳은 엄청 오래됐는데도 불구하고 34평이 10억이다. 예를 들어 서울의 경우 10억 원을 매매하려고 한다 하면 아무리 대출한다 한들 현금 1억이 있어야 하고, 9억 원 대출에 대한 이자도 내야 한다. 

(고민 1. 대출이자 계산기를 돌려봤을 때, 10년 상환, 3% 이자로 원리금 균등 상환을 가정했을 때 매달 내야 하는 원금+이자는 무려 8,690,467원이다.)

(고민 2. 10억짜리 집, 90% 대출한다 하더라도 내 돈 1억은 있어야 한다. 참고로 매달 100만 원씩 8년 정도 저축해야 10억 비슷하게 모을 수 있다.)

집을 사면 무조건 오른다는 가정이 있을지 언정, 이미 비싸질 대로 오른 집을 대출을 받았는데 집값이 큰 폭으로 내려간다면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몇 천만 원, 몇 억 원 손해 나면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대출이 가능해 살 수 있을지 모르나 과연 서울에 있는 집을, 일반 직장인이 커다란 대출금을 갚아나갈 수 있냐고 하면 정말 물음표다.


정리 글

오늘 또 다른 주거 및 대출 대책이 나왔다.

(1) 소득이 일정하지 않거나 소득이 없는 주부·학생, DSR 40% 적용하여 대출이 가능할 수 있도록 발표했다.
(2) 하지만, 저소득자의 경우 개인 상환능력을 따지는 부분에서 대출 한도는 고소득자에 대비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고 추가 신용대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금융이란 게 계속 공부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매번 새롭게 발표되는 정책이며 내용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근본적으로 월급으로 살 수 없어진 비싼 집값이 문제인 것 같은데, DSR, LTV 등 다양한 대출 규제 한도 등을 만지는데 이게 얼마만큼 실효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비싼 집값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조정할 수는 없지만 이게 맞는지 모르겠다.)  

누구는 얘기한다. 점점 더 올라갈 사다리가 없어진다고. 집을 소유의 개념으로 보지만, 또 투자의 개념이 양존해 있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은 계속 큰 이슈가 될 것이고, 이번 선거에서 작용한 것처럼 다음 대선에서도 왠지 크게 작용할 듯하다.



에디터 '꾸망'의 3줄 요약
1. 점점 내 집을 사기 힘들어지는데, 이에 대한 주거 정책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
2. 청년들의 주거에 대한 분노는 나만 느끼는 게 아니라 모두가 느끼는 듯하다.
3. 대출을 아무리 해줘도 집 못 산다.
(꾸망 생각 : 대출이 답이 아니다. 몇 년 열심히 일하면 집을 살 수 있도록 집값을 안정화시키란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ESG, 일회용품 인터뷰 하기(feat. 페트병 씨)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