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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규 Dec 08. 2018

행복을 과대평가하지 마

행복은 더운 여름을 식혀주는 달콤한 아이스크림과 같다. 먹다 보면 달콤하지만 어느새 녹아버리거나 더위를 없애는 것은 한순간뿐이다. 우리는 행복은 지속가능할 거라고 믿는다. 좋은 대학에 가거나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행복의 끝인 것처럼 말이다. 서은국 교수의 저서 《행복의 기원》에서는 행복을 사막 한가운데서 갈증을 해소하는 생수 한 병과도 같다고 한다. 돈, 건강, 외모, 명예는 그 순간 행복을 맛보는 찰나이다.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행복하냐고 물으면 망설인다.

행복은 오랜 기다림 속에 어렵게 얻어진 결과물이다. 오랜 기다림은 역경과 인내, 고통이 함께 한다. 그래서 기다린 후의 행복은 큰 것이다.

주변에 오랫동안 연애를 하면서 헤어진 커플을 자주 본다. 오랜 기다림 속에 서로 간의 쾌감은 처음처럼 설레지 않는다. 우리 인간은 구두쇠처럼 자신의 주관적 감정에 충실하다. 쾌감의 소멸은 또 다른 행복을 가져온다. 늘 새로운 환경과 변화를 추구해 온 나는 지금 대학에서의 직장이 가장 근속기간이 길다. 이전 까지만 해도 2년을 넘기지 못하고 직장을 옮겨 다녔다. 물론 프로젝트로 인한 계약도 있었지만 정규직일 경우도 한 직장에 오래 있다 보면 새로운 환경을 찾아 떠돌아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람들 사이에서 에너지를 얻고 미래의 가능성을 갖게 되는 기쁨이라고 해야 할까?

더 중요한 이유는 생존이다. 먹고살기 위한 생계수단이며 더 나는 물질의 풍요로움이다. 우리가 인생을 기다리며 얻고자 하는 것이 인간 본성인 소유의 욕구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을 먹고 멋진 옷과 화장을 하며 자신을 꾸민다. 오늘 내가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가 중요하다. 이런 모습조차도 인간의 관심받고자 하는 욕구이다. 직장에 일하며 성과를 짧은 시간에 달성하려는 것도 조직에서 안정된 고용의 보장을 위해서 아닌가?

매 학기 수업이 마무리되는 시기가 되면 학생들 중 일부는 사라진다. 수업 초반에는 어떻게든 수업을 잘 듣고 한 학기를 보내보자고 의지를 갖었더라도 한 순간의 시험이라는 불행이 찾아온다. 진로상담의 주제도 자퇴나 전과 상담이 가장 많다. 대학은 자신의 인내심을 확인해 볼 수 있는 곳이다. 누구도 인내심이  없다고 지적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학은 행복하기 위한 곳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곳이다. 자기 자신을 철저하게 절제하고 인내하여 생존경쟁 시대에 살아남아야 한다.

기다림 후에 무지개는 금방 사라진다 해도 또 다른 기다림을 기다려라. 그럼 무지개는 다시 살며시 나타난다. 한 순간의 작은 행복을 맛보는 즐거움을 누려보라. 행복을 과대평가하지 말라. 행복을 얻기 위해 살지 말고 오늘 이 순간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기다림의 행복을 맛보고 기다림 후에 기회에서 사람, 돈, 관계, 명예, 건강, 사랑, 대학 입학, 취업, 시험, 제대하는 아들 녀석 만남을 누려보라.

그리고 짧은 행복 순간이 지나면 또 다른 기다림의 행복을 느껴보라.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기다림만 강조하지 않는다. 기다림은 설렘, 소명, 성찰, 관계, 갈등 해결, 행복을 가져오게 하는 수단이다.

행복은 그럼 어떤 사람에게 찾아올까?

평소 나는 행복할까 라는 질문을 수없이 했던 나는 행복에 관한 연구와 책을 자주 읽지는 않았지만 주변에 행복과 불행한 사람을 보면서 행복이 찾아오는 사람은 이렇게 정리를 하게 되었다.

행복은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수다를 떨려서 속으로 웃으며 큰 소리로 한 바탕 웃고 있는 순간의 쾌감이다. 다시 말해서 행복은 타인과 교류할 때 일어나는 부산물이다.

올해는 되돌아보면서 늘 만나는 사람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적었던 것 같다. 학교에서 일하다 보면 새로운 연구 프로젝트가 생기지 않는 한 늘 보는 사람들이다.

최근에 만났던 상담코칭 분야의 사람들과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분들을 만나면서 새로움에 대한 행복을 만나고 있다. 나는 앞에서 말을 했지만 성격이 내향적인 성격이다.

성격이 내향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늘 만나는 사람과 어울려 다닌다. 나도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그래서 가끔은 인숙 하지 않은 모임에 참여해보려고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다. 새로운 만남이 주는 즐거움에 익숙해지기를 바란다. 외향적인 사람들은 늘 모임과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인숙 하다. 그래서 마음이 가볍지만 내향적인 사람들은 늘 걱정과 어색함으로 모임에서 제외가 되거나 무거운 마음으로 참여하게 된다.

시골에 혼자 계시는 장모님은 늘 새로운 여행과 동창모임으로 바쁘시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혼자 계실 때 얼마나 외로우실까 생각하다가도 여행과 모임에 적극 나가시는 것을 볼 때마다 행복은 매일매일 하던 일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나갈 때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기다림의 법칙은 적극적으로 기다려보려는 인생의 자세를 갖는 것이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우리 인생은 늘 기다리며 누군가를 만나기를 원한다. 그래서 행복은 이런 사람에게 찾아온다. 매일매일 같은 사람과 밥을 먹지 않고 새로운 친구와 직장동료와 함께 먹을 때, 사귀고 있는 애인과 헤어져 다른 애인을 만나 밥을 먹으로 이야기할 때 높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새로움은 내 주변에 늘 존재한다. 우리는 새로움에 대해 어색할 수도 있고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새로운 만남을 위한 기다림과 기회를 놓치지 말라. 우리는 늘 지루해하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번 주에 평소 만나 보지 않았던 친구, 동료, 상사, 옛 지인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또는 새로운 만남을 위한 세미나, 모임에 함께 가서 사람의 얼굴을 마주 보고 행복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행복 #과대평가 # 기다림 # 설렘 # 기회 # 새로운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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