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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석규 Nov 04. 2018

기다림은 유통기간이 있다

기다림은 유통기간이 있다.    

이 말이 무슨 말이야?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빵, 우유 등 우리가 먹는 모든 식재료는 유통기간이 있다. 기다림은 왜 유통기간이 있을까?

그것은 언제가 기다림은 끝이 보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은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애인을 기다리는 기다림 , 군에 간 아들을 기다리는 기다림, 병원에서 검사 결과를 초초히 기다리는 기다림, 자격증 시험을 보고 합격통지를 기다리는 기다림 등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기다림이다.

그런데 필자는 더 큰 기다림을 강조한다.

바로 인생의 기다림이다. 인생은 그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인생이란 무엇인지 당신의 생각을 한 문장으로 적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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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은 얼마나 많이 가졌느냐가 아니라 가진 것을 얼마나 좋아하느냐이다

더운 여름 물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지만 화려한 변신을 꿈꾸는 자는 기다림 속에 오아시스를 찾아다니는 사람이다.

뜨거운 사막 한가운데서 낚시를 즐기겠다는 모양과 같다.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묻는 질문이다. 인생의 길을 헤매는 사람은 뜨거운 사막에서 물고기를 잡겠다는 꿈을 꾸는 사람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림 속에 거창한 행복에 대한 자기 기대감 속에 살아간다.

초발심(초발심)은 불교의 용어로 깨달음을 갈구하는 첫 순간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처음 마음이 발했을 때 바른 깨달음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사람들이 실패를 경험하고 자기반성을 하게 되면 흔히 ‘초심으로 돌아가자’라고 한다. 초심은 사람의 마음을 비우게 한다. 서두른다고 모든 일일 잘 풀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기다림 속에 화려한 무엇인가를 바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

돈, 명예, 학력도 아니다. 오랜 기다림 속에 복권을 당첨되어 일확천금의 경험을 맛본 사람은 행복할 수 없다. 그 이유는 기다림 속에 만난 행운은 작은 일상 속에서의 행운과 마주치더라도 즐겁지 않고 더 큰 기다림 속에 만난 행운으로 인해 작은 것에 시시해진다.

UCLA대학의 알렌 파르두치(Allen Parducci) 교수는 ‘범위 빈도 이론(range frequency theory)을 제시하였는데 사람이 극단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작은 경험에서 느끼는 감정이 더 큰 기쁨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다림은 다르다. 작은 기다림의 훈련을 지속하다 보면 더 큰 기다림 속에 어려움이 닥쳐도 기다릴 줄 안다.

지도학생들을 몇 년간 상담을 지속적으로 해오면서 기억이 나는 학생이 있다. 집안 형편이 어렵고 자신의 장녀라서 대학에 와서 등록금에 대한 부담감으로 학점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학생이었다. 주말에는 쉴 새 없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과제를 하다 보면 기숙사에 가서 지쳐 쓰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몇 년간 그 학생의 모습은 다른 어떤 학생보다 많은 경험과 실패, 어려움을 통해 튼튼한 마음을 갖게 되었다. 지금은 당당히 졸업하여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일을 해나가고 있다. 집안 현편이 어렵고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막막했던 그 순간 기다림은 그 학생에게 행운과 기대하는 직장을 주게 되었다.

 인생은 바로 미래의 길을 끊임없이 가다가 어려움이 닥치면 기다리고 또 기다리다가 기회라는 찬스(chance)를 얻는 것이다. 진로라는 개념도 같은 의미를 지닌다.

 '진로(進路)'는 '앞으로 나아갈 길'을 말하며, 진로직업의 선택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모든 과정이다. 다시 말해서 학교에 다니고, 사회에 나가 직업을 얻는 직업인으로서의 역할, 엄마나 아빠로서의 역할, 사회 시민의 역할 등이 포함된다. 진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의미하는 미래의 기다림의 끊임ㅇ없는 연속의 과정이다.

오늘 영화계의 별 故 신성일 씨가 타계하였다. 예고 없는 폐암 3기를 선고받고 폐암을 이겨내는 삶의 과정을 방송으로 볼 수 있었다. 병마와 싸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외롭고 힘들었던 기다림이었을까?

우리는 미래의 길을 예언하기 힘들다. 그래서 지금 당신이 무엇을 기다리며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지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해보라.

늘 기다림에 지쳐있는 당신, 그러다가 그때마다 쉽게 포기하는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은가? 자식이 죽어가는 모습을 보는 부모님이 자식 옆에서 한없이 눈물과 기도로 기다리는 것처럼 인생의 기다림 속에 당신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앞에서 언급했던 필자의 아버지는 12년간 뇌졸중 후유증으로 말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보고 옆에서 지켜보는 아들을 보자니 얼마나 마음이 아팠던 시간이었을까?

기다림 속에는 늘 어려움만 있지 않다. 자신의 기다리다가 얻은 자존감, 환희, 포용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에너지이다.

얼마 전 PC방 살인사건을 보도되었다. 자신의 감정에 휘말려 자존심이라는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여 어느 한 청년의 인생을 앗아갔다. 자존감과 자존심은 반비례한다고 한다. 자존심이 민감한 사람일수록 자존감이 낮은 매사에 늘 신경질 적이고 적대적이다. 그리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취하는 행동을 한다. 반면에 자존심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은 높은 자존감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늘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협조적이고 능동적이며 신경질적이지 않다.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면서도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동료들이 어려움을 먼저 알아차리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같이 일하는 대학 교수 중에서도 늘 자신의 이익과 감정에 휘말려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ㅎ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자신을 지적하거나 자신의 소중함 감정에 칼질을 하게 되며 자존심이라는 감정의 사자가 으르렁 거린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늘 기다릴 줄 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거친 행동과 말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사람이 잘하는 장점을 인정해주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면 우리 안에 자존심이라는 감정은 저 멀리 가라앉게 된다.

당신도 회사생활을 하면서 또는 학교에서 동료들과 생활을 하면서 자존심이라는 감정에 기다려 보고 자신을 되돌아보려고 노력한 적이 있는가?

아니면 예민한 감정에 휘말려 비방한 적이 있는가?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 우리는 상대방과 거리감을 갖게 되고 심리적 간격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때 우리는 기다림을 통해 서로의 심리적 감정의 거리가 생기지 않도록 자신의 감정을 존중하고 자기만족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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