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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ia Feb 27. 2024

202040227_시작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들을 한다. 아무래도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이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라 나온 말일 것이다.  나는 시작을 쉽게 하는 편이다. 할까 말까 망설이는 시간보다 일단 저지르고 수습하는 편이라 시작보다 마무리가 더 어렵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벌린 일들을 마무리하기까지 중간에 여러 변수들을 만나기도 하고 시작했던 때와는 달리 고난과 역경을 만나기도 하기 때문이다.


집 근처 10분 거리에 야구경기장을 겸한 체육관이 있는데 그 규모만큼이나 다양한 운동프로그램들이 운용되고 있다. 프로그램 포스터를 바라보고 있자니 예전 기억이 떠올랐다. 오래 앉아있어야 하는 직업 탓에 건강을 위해서라도 운동 하나쯤은 해야지 싶은 마음에 체육센터에 갔었다. “ㅇㅇ댄스” 제목에서 뭔가 신남이 느껴저 덜컥 신청하고 문을 열고 들어간 첫날. 분위기를 둘러보니 연령대가 높아 안심하던 찰나 내 안일함을 비웃듯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걸그룹의 음악이 흐르며 강사님의 시범안무를 보니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직감했다. 센터에서 다년간 숙련된 그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엔 나의 비루한 몸뚱이는 속절없이 나부끼고 있었다. 나날이 갈수록 곧 데뷔를 앞둔 신인 걸그룹처럼 안무가 완성되어 가는 가운데 나만 여전히 종이인형 마냥 흐물거렸다. 결국 한 달을 다 채우지 못하고 그만뒀다. 그 이후로는 강좌에 “댄스”라고 들어간 운동은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곧 설렘 가득한 3월이 다가오고 있다. 그 때의 나부끼던 기억은 털어버리고 새마음 새 각오로 필라테스를 신청했다. 강좌목표를 보니  바른 움직임, 좋은 움직임 만들기라고 나와있다. 바르고 좋은 움직임을 향해 나는 오늘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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