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산책을 나가보면 강아지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심지어 얼마 전엔 고양이를 하네스에 채워 산책하는 아저씨도 본 적이 있다. 고양이가 산책이라니, 그래서 요즘 ‘개냥이’라는 단어가 생겼나 보다. 한동안 “나만 없어. 강아지”를 목놓아 외치다가 심사숙고 끝에 도마뱀 두 마리를 입양했다. 같이 사는 친구와의 극적인 타협 끝에 데려온 녀석들이었다. 뭘 키우든 그 결정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사람들의 단순변심으로 인해 유기되는 동물들도 있는 만큼 도마뱀 또한 컬러가 맘에 들지 않다는 이유, 자녀들이 사달라고 졸라 데려왔지만 얼마못가서 그 관심이 시들해져 파양 되거나 먹이도 주지 않고 죽게 내버려 두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언제부턴가 키우는 애완동물들을 일컬어 반려동물 일라고도 하는데, ‘반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니 ‘짝이 되는 동무’ , ‘인생의 반려가 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처음 집에 데리고 오던 날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터라 갓 태어난 아기처럼 주름이 쭈글쭈글하고 웅크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하찮았었다. 파충류를 좋아하지 않아 근처도 못 가던 내가 먹이도 주고, 아침저녁으로 습도를 맞춰 주기 위해 물도 뿌려 주며, 이름도 지어주니 이젠 정말 반려 도마뱀들이 되었다.
마치 생 텍쥐베리의 <어린 왕자>에서 어린 왕자와 장미의 관계처럼,
“길들인다는 것은 서로의 마음의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