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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ia Mar 03. 2024

20240303_추억 소환

  일요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집에서 쉬기로 정했지만 너무 아무것도 안 하려니 좀이 쑤셨다. 검색창을 뒤적이는데 가볼 만한 장소로 만화방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만화방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려 보자면 어두침침한 지하에 위치하고, 담배 냄새, 천으로 된 소파에 네모 탁자 인테리어 등이 떠오른다.

 요즘의 만화방은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 사전검색을 해 보니 이건 마치 복합문화공간이다. 데이트 코스로, 가족끼리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깔끔하고, 테마별로 꾸며진 곳도 보였다.

그중 취향을 저격할 만한 장소를 골라 드디어 안으로 입성. 높은 층고에 층층이 진열된 만화책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어 서점 분위기도 나면서 엄청 쾌적하고 시스템이 체계적이었다.

  우선,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 신은 후 번호키를 카운터에 내면 시간별로 이용료 측정이 이루어진다. 책 읽는 속도가 느린 나는 일단 넉넉히 3시간을 결재하니 서비스로 음료를 한 잔 고를 수 있었다.

주문 한 아메리카노를 춉춉 하며 취향대로 1층, 2층으로 나뉜 룸을 선택 후 읽고 싶은 만화책을 양손 가득 들고 배정된 룸에 자리를 잡았다. 메인 통로에서 보면 마치 벌집 구조 같이 생겨 꿀벌이 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난 이곳에서 꿀벌처럼 꿀을 저장할 필요는 없지만 말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출출하다. 복합문화공간에서 ‘복합’의 의미는 이것이다. 만화방의 꽃이라 꼽을 수 있는,  독서 문화생활뿐 아니라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는 거다. 메뉴가 제법 다양하다. 일단, 느낌대로 소떡소떡과 해물핫바를 주문했다. 아늑한 공간에서 출출했던 배도 채우고, 취향별로 만화책도 보고, 버즈프로로 음악도 들으니 ‘행복이 뭐 별 건가, 이런 게 행복이지.’ 싶다.

  책 작업도  해야 하는데 왜 이리 놀고만 싶은지.. 아마도 뽀로로와 난 세계관이 같다.

      “노는 게 제일 좋아~칭구들 모여라~난 언제나 즐겁진 않지만 뽀롱뽀롱뽀롱뽀롱 뽀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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