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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ia Mar 04. 2024

 20240304_달라질 거야

    어쩌다 등록한 필라테스, 드디어 오늘이다. 3월, 신학기에 맞춰 나도 달라질 결심을 해 본다. 첫날부터 지각할 순 없기에 서둘러 체육관으로 향했다. 가는 길이 마치 새 학기를 맞이하는 신입생의 발걸음처럼 가볍다. 예전 속절없이 펄럭이던 나의 모습은 더 이상 있을 수 없다. 막 들어서니 앞자리에 서로 매트를 깔려고 자리 경쟁이 치열하다. 난 오늘 처음이니, 적당히 눈치껏 세 번째 줄에 자리를 잡았다. 신규인 나 외에 꾸준히 해 오시던 분들은 이미 서로 친하다. 서로를 언니, 동생으로 부르며 운동 시작 전에 친목을 다진다. 그 사이를 끼어들 순 없지만, 소속감을 느껴보려 옆사람들과 가볍게 눈인사를 건넸다.      


    시간이 되자 필라테스 강사님이 들어오시는데 카리스마가 넘치시는 분이었다. 처음은 우선 매트 위에서 음악에 맞춰 걷기부터, 템포가 빠른 음악이라 음악에 맞춰 걸으려니 시작하고 5분 만에 열기가 오른다. 으쌰으쌰. 열심열심. 단체로 움직일 땐 누구 하나 동작이 달라져도 금세 티가 난다. 이게 뭐라고 묘한 경쟁심에 신입티를 내고 싶지 않아 경력직들의 칼군무에 맞춰 열심히 팔다리를 흔들었다.

50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강사님의 마침 인사로 드디어 마무리가 되었다. 열심히 한 탓일까? 수강생 한분이  질문을 해 온다. ”훗! 역시 자연스러웠어. “


    집으로 들어서는데 급 피로가 몰려왔다. 한동안 일을 안 하던 근육들이 오늘 급작스레 움직였으니 그럴만하다. 따뜻한 물로 샤워 후 잠깐만 쉬어야지 하고, 그만 잠이 들어버렸다.

눈을 떠 보니 이미 오후다.

저녁을 평소보다 너무 많이 차렸다. 간단히 먹으려고 했는데... 다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이미 빈그릇이다.

     “괜찮아, 오늘 운동했잖아.” 내일부터 달라질 결심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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