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고 욕심을 부려 데리고 왔다. 그것도 세 개나. 웬만해선 잘 죽지 않는다는 선인장을 웬만하지 않은 탓에 보낸 이후로 처음이다.
한때 ‘식집사’라는 단어가 유행해 트렌드를 쫓아가 보려, 키우기 난이도 ‘하’라는 선인장을 데리고 왔는데 두 달 만에 죽였다. 그 이후론 식물이 보고 싶을 땐 식물원에 가는 게 내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배려라 생각했다. 그런 내가, 이번엔 이 예쁜 다육이들에게 못 할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농장에서 본 순간, 손은 눈보다 빠르다 했던가. 그냥 보고 예쁘다로 그쳤어야 했는데, 이미 손이 지불을 마친 후라 정말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왔다.
자연의 섭리 속 질서 정연한 이들의 삶에 나라는 변수가 끼어들어 고난이 예상되지만, 식집사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키워볼 결심을 했다.
식물을 키우며 느끼는 건, 식물의 삶과 우리 인간의 삶이 일정 부분 닮아 있다는 거다. 모질고 추운 겨울을 견뎌낸 씨앗들만이 흙을 뚫고 자라나 따스한 봄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 열매를 맺고 꽃을 피워 그 생명을 연장하고 하는 게 말이다. 그 생명력 또한 놀랍다. 어느 곳에 뿌리를 내리고 정착하느냐에 따라 적응하고, 그곳의 기후와 환경에 맞춰 진화하는 점 또한 인간의 삶과 닮았다.
( 이제 와서 밝히지만 위에 사진은 작년 여름, 처음 우리 집에 데리고 왔을 때의 삼총사 사진이다. )
그래서 현재 이들의 생존 여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