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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ia Mar 08. 2024

20240307_누군가에게 버림받는다는 건


    숏츠영상을 보는데 한 영상에서 시선이 멈췄다. 어느 버려진 강아지에 대한 영상이었다. 주인과 함께 놀러 왔다가 혼자만 남겨진 거였다.  자신이 버려졌다는 걸 깨달았을 때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거다. 영상 속 강아지는 무기력과 우울감에 빠져, 무표정으로 움직이지도 않고 한쪽 구석에 웅크리고 있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영상이었지만, 자신이 믿고 따르던 누군가에게 버려졌다는 상실감이 얼굴 표정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었다.

제주도에도 유기견들 수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가까운 곳에 버리면 집을 찾아올까 봐 다신 찾아올 수 없는 장소에 유기한다는 거다. 몇 달 전 기사엔 어느 버려진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유기할 때 혹시나 집에 찾아올까 봐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기고양이의 수염을 바짝 잘라 버린 기사였다.  다시 데리러 올 거라 믿으며 주인이 떠나간 자리만 바라보며 기다리는 심정이 어떨지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해 온다.  왜 자신이 버려진 건지, 영문도 모른 채 혹시나 자신의 잘못으로 버려진 거라 자책하지나 않을지...

    

    기른다는 건 책임이  따른다. 그들은 싫증 나거나 단순변심으로 인해 버려지는 물건이 아니다. 예쁘지 않다고, 말을 듣지 않는다고, 아프다는 이유로, 유기하는데 정당화가 될 순 없다.

하퍼 리의 소설 <앵무새 죽이기>에 “그의 피부 속으로 들어가서 그 사람이 되어 걸어보기 전까지 타인을 이해할 수 없다.” 란 구절처럼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번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

   그 짧은 영상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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