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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lia Mar 22. 2024

20240321_취미를 공유한다는 건

  

    프리랜서로 혼자 일하다 보니 회사를 다닐 때 보단 사회성이 줄었다. 성격도 좀 소극적이게 변했다. 소통의 부제를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가끔 소모임을 나가곤 한다.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지만 단톡방에 누군가가 ‘오늘 퇴근하고 어디 어디서 모여 그림 함께 그려요.’ 하고 글을 올리면, 시간이 가능한 사람들은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오늘의 모임명은 ‘퇴근벙’이다. 퇴근 후 같이 모여 현장에서 한두 시간 정도 같이 그림을 그리며 서로 소통하며 친목을 다진다.  

    저녁 7시 모임이라 각자 먹을 것 1인분씩 준비해 오기로 했다. 오늘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마침 역과 연결된 백화점이 있어 지하 식품 코너로 향했다. 맛있는 음식들을 보니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내 식탐을 자극했다. 정신없이 담다가 보니 너무 많이 담았다. ‘그래, 사람들이랑 나눠 먹지 뭐. 먹을걸 준비해 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야.’


    퇴근시간에 대중교통은 너무도 복잡했다. 혹시나 못 내리진 않을까 버스 입구 가까이에 자리를 잡았다. 벙개 장소가 처음 가보는 동네라 혹시라도 잘못 내릴까 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각자 먹을 음식을 테이블에 펼쳤다. 그림모임 취지에 맞게 그림도구도 펼쳤다. 서로의 장비를 구경하고 정보를 공유하기 바쁘다. 나는 오늘 모임의 ‘뉴 페이스’ 라 모두의 관심 대상이 되었다.

그렇게 내 정보가 탈탈 털렸다. 서로의 공통관심과 취미를 공유하니 처음 본 사람들인데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노부부도 참석을 했는데, 상대가 나보다 더 잘 그릴까 봐 평소에 그림 스킬을 절대 공유하지 않고 견제한다는 말에 모두 박장대소했다. 부부는 그림 그리는 내내 서로를 챙겨주고, 배려해 주었다. 그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다음에 또 보자며 우린 그렇게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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