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나는 요즘 사랑을 쓰고 있다. 올해에는 꼭 신간을 내겠다고 다짐하며 열심히 개인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인데, 가제는 <사랑의 장면 - 러브씬>이다. 제목처럼, 이제껏 살아오면서 ‘아, 이건 사랑이구나.’ 싶었던 장면을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당연하게도 희미해진 과거의 기억을 파헤치며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추억 바구니를 살펴보고 있다. 깊던 얕던 인연이 닿은 사람들 중에서 설레거나 기쁘거나, 반대로 슬프거나 아팠던 시간의 장면을 하나 캡쳐해서 글로 남기고 있다. 그런데 종종 상황과 인물이 또렷하지 않아 문제다. 처음으로 에세이를 써보려 했는데, 지워지고 깨진 기억의 조각을 이어 붙이다 보니 또 본의 아니게 픽션이 되고 있다. 결국 나는 에세이도, 소설도 아닌 팩션을 쓸 수밖에 없구나 싶다. 아, 상대가 등장하는 건 아니고 상황과 감정을 나열할 생각이다.
나는 요즘 사랑이 하고 싶다. 하나씩 시간순으로 짚어보니 과거의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했고, 많은 사랑을 받았고, 많은 사랑을 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짝이던 시절은 단순히 젊음 때문만이 아니었다. 시기와 관계없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을 때, 사랑을 받고 있을 때, 나와 우리는 반짝이며 빛났다. 그토록 어설프고 미숙하고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사랑을 했으나, 그럼에도 사랑하던 시절이라 빛이 났다. 파도처럼 낮게 시작해서 높이 올랐다가 바위에 부딪혀서 부숴지고,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사랑의 연속. 덕분에 나는 겁이나 언제부턴가 사랑에 빠질 때에도 조심스레 물높이를 가늠해보고 구명조끼를 챙겨서는 살짝 발부터 담그게 되었다. 빠져 죽어도 좋다며 파도에 몸을 싣지 못하게 되었다.
나는 요즘 사랑을 하고 있다. 그 사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