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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은바다 상어유영 Aug 13. 2020

(난임일기) 세번째를 시작하다

시험관 시술 3번째

지난 6월 두 번째 시험관 시술에 실패하고 7월 한 달은 등산과 자전거로 컨디션과 체력을 끌어올렸다. 

등산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야외 운동이어서 시작했는데 의외로 잡념을 잊게 되고 좋은 공기까지 마실 수 있어서 몸과 마음에 다 좋은 운동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각설하고 시험관 시술로 돌아와서,

보통 시험관 시술에 실패하면 그다음 달부터 피임약을 먹고 한 주기 배란을 쉬게 한다. 그렇게 해서 요동치던 호르몬을 진정시키고 다음번 시술을 준비하는 게 일반적인 과정이다. 피임약을 끊고 생리를 시작하면 병원에 가서 그다음 시험관 시술이 가능한지 초음파를 보고 결정을 한다.


지난번 내원 시 Amh 호르몬 변화를 보기 위해 피검사를 했었다. 어제 가서 그 결과를 봤는데 1.3~1.6에서 0.86으로 그 수치가 떨어져 있었다.

Amh 호르몬은 미성숙 난자가 생성하는 호르몬으로 아직 내 난소에 남아있는 배란 가능한 난자의 수를 나타내는 호르몬이다. 결국 내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는 부정적인 소식이었다.

휴~

의사에게 물어보니 Amh호르몬 수치가 낮아도 나이가 어린 경우엔 성공하기도 한다고 한다. 

결론은 나이다.

아이를 갖는데 가장 큰 걸림돌은 나이, 노화인 것이다.

뭐 거기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이미 먹은 나이를 되돌릴 수는 없으니까.


초음파를 보고 이번엔 난자가 나올만한 난포가 2개 정도 보인다고 했다.

그래도 아직 아무것도 없는 게 아니지 않은가.

가능성이 1%라도 있을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긍정의 마음을 내어보려 노력한다.

그래도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이번엔 최대한 나쁜 마음을 먹지 말고, 남의 일에 신경 쓰지 않고, 매일 운동하고, 기도하고 내 앞에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기로 마음먹었다.

복직, 인생계획 이런 먼 미래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최선을 다해 매분 매초를 살기로 다짐한다.

그렇게 나의 3번째 시험관 시술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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