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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바다 상어유영
Aug 26. 2021
(프리랜서 일기) 44살에 시작된 인생2막
퇴직 이후 수입원에 대해
지금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퇴직을 결심했다.
일주일이 지나서 퇴직금이 통장에 입금되었고 연금은 60세부터 받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임의가입 신청하고 건강보험도 지역가입자로 바뀌었다. 바로 다음 달부터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 납부통지서가 배달됐다. (부동산 수입이 있어서 지역가입자로 분류됨)
그 동안 직장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당연히 누려왔던 것들이 이제 당연한 것이 아니게 된 것이다.
남편이 벌어다주는 돈 쓰니 좋은 팔자 아니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은 No!
남편은 대기업을 다니기에 수입이 좋은 편이나 퇴직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고 나는 대학졸업 후 직장을 다녔기에 내가 벌지 않은 돈을 맘대로 쓰기란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내가 벌어 내가 쓰는(=내벌내쓴)이 이치와 성향에 맞는 것이다.
매달 정기적으로 내 통장에서 인출되는 보험료와 개인연금, 통신료, 곗돈을 합쳐보니 그 금액도 만만치 않았다. 거기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까지 합치니 숨만 쉬어도 한달에 백만원이 그냥 나가는 상황이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퇴직하지 말라고 하는구나 싶었다.
당장 직장을 구해서 돈을 벌러 나갈 수는 없고 쥐꼬리 만큼 받은 퇴직금도 2년 이내 바닥날 것 같았다.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간 알거지가 될것만 같았다.
그래서 도서관을 갔다.
그동안 거들떠보지도 않던 320번대 서가에서 "퇴직", "은퇴", "재테크" 관련 책들을 몇 권 뽑아왔다. 목차와 내용을 대충 훑어보고 마음에 드는 두 권을 빌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예전에 재테크, 자기개발 책을 보는 사람을 속으로 은근히 무시하던 때가 있었다. 독서는 순수하게 교양을 쌓거나 순수과학 분야 지식을 얻는 도구라고만 생각해서였다.
집에 돌아와서 노트를 펴놓고 챕터별로 중요 내용을 적어가며 읽어나갔다. 절실해서 그런지 내용이 쏙쏙 머리에 들어왔다. 대학 이후로 노트 필기를 해가며 공부한 건 처음이 아니었나싶다.
첫번째 책은 2일만에 다 읽었다. 두번째 책은 7일이 걸렸다. 책 내용 중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은 내 상황을 정리하여 활용했다.
먼저 갖고있는 현금과 주식을 표로 정리해서 책에서 정리해주는 비율대로 조정을 했다. 생활비는 별도의 통장을 만들어 남편과 함께 체크카드로 사용금액과 잔액을 바로바로 볼 수 있게 바꿨다. 주수입원인 남편의 월급은 첫번째 통장에서 생활비 통장으로 일부 금액을 이체하고 적금을 넣고 남은 금액은 별도의 통장으로 옮기도록 했다.
제일 중요한 건 내가 노동을 할 수 없을 때에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수입원을 만들어놓는 것이었다.
공무원연금만 믿었던터라 개인연금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이렇게 갑작스레 퇴직할 줄 예상치 못했던 터였다. 당장 나가야할 돈은 정해져있는데 수입이 끊기면 이렇게 막막하구나 싶었다. 사람들이 왜 주식, 재테크, 부동산에 열을 올리는지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첫번째 책에서 제시한 건 수익형 부동산이었다. 최근 올라도 너무 오른 아파트와 계약을 새로 맺는 우리집 전세만해도 2년 전에 비해 70%가량 올랐다. 이게 무엇때문인지 알아야했다. 마음이 급해졌다.
그래서 다시 도서관으로 갔다.
수익형 부동산의 대명사인 상가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을 두 권 빌려서 집으로 왔다.
동시에 부동산 까페 두 군데를 가입해서 매일 올라오는 글과 댓글을 읽었다.
마지막으로 까페에서 알게된 부동산 투자자의 블로그를 이웃추가해서 실전투자 방법을 배우기로 했다.
그렇게 퇴직 후 수입원을 마련하기 위한 내 발버둥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