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깊은바다 상어유영 Dec 23. 2021

시야와 시각

시어머니의 시야 vs. 나의 시야

요즘 내 생각의 많은 부분이 시어머니의 경제관념과 소비에 대한 것인데, 

내가 보기엔 분에 넘치는 사치품을 생필품처럼 사고 아플 때나 위기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지않는 것들이다.

몇 차례 화가 났지만 표현은 하지 못했고 차곡차곡 쌓아두고 있었다.

시어머니를 보기 싫다고 안볼 수도 없고 경제적으로 완전히 남처럼 여길 수 있는 상황도 아니기에 

내 마음이 편해지고자 이리저리 입장을 바꿔가면 생각해봤지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 어제 묵주기도를 올리며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다.



모든 사람은 각자의 시각과 시야를 가진다.

시각은 일종의 색안경같은 것으로 어떤 상황과 대상에 대해 각자 필터링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A는 "어머 그 사람 세련됐어. 옷도 잘입고 멋져!"라고 하는데,

B는 "그 사람 사치가 심해. 그 많은 옷을 사입으려면 얼마나 돈을 많이 쓰겠어!"와 같은 필터의 차이를 말한다. 한 사람의 시각에는 성장환경, 교육, 성격, 경험과 같은 것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같다.

따라서 환경과 교육, 경험으로 시각도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보인다.



시각(視角) : 사물을 관찰하고 파악하는 기본적인 자세

시야(視野) : 사물에 대한 식견이나 사려가 미치는 범위               * 네이버 어학사전



시야는 상황과 대상의 앞면이 아니라 옆, 뒤, 아래, 위 뿐만 아니라 맥락, 미래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앞은 볼 수 있는 것같다.

다만 옆, 뒤부터 멀리 시계열을 확장하거나 주변 맥락까지 고려하여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은 흔치 않은 것 같다.

내 일천한 경험으로 시야는 선천적인 영향이 더 큰 것 같다. 물론 이 부분은 좀 더 명확한 분석이 필요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내가 시어머니를 이해할 수 없었던 건 경제적인 문제를 바라보는 나와 시어머니의 시야 차이 때문이었다.

내가 보는 시야와 나의 시어머니가 보는 시야가 다른 탓에 시어머니는 본인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것이고 나는 그게 성에 안차는 것이다. 아마도 시어머니는 70년 평생 모든 소비와 선택의 순간에 자신의 시각과 시야를 적용했을 것이다. 그것을 인정하고 나니 화는 조금 누그러지고 그녀의 행동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3차원의 시야를 또는 4차원의 시야를 갖고 태어난 사람은 1차원 시야를 가진 사람을 이해할 수도 없고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1차원 시야를 가진 사람이 2차 또는 3차원의 시야를 갖는 것은 어마어마한 노력과 고통이 따를 것임은 자명한 것이다. 


좁은 시야로 살다가 인지 못하고 갈 것인지 부단한 노력으로 넓은 시야를 갖출 것인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나는 후자를 선택하고 싶다. 

크고 작은 실패와 시행착오, 타인을 통한 간접경험을 통해 내 시야를 조금씩 넓히고 고쳐나가는 것밖에 방법은 없는 것같다. 그리고 내 자식을 낳는다면 선천적 시야를 조금씩 넓혀가는 연습을 시키고 나쁜 필터링을 갖게끔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작가의 이전글 (신혼일기) 괜찮은 남자는 어디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