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깊은바다 상어유영 Nov 26. 2021

(신혼일기) 괜찮은 남자는 어디 있을까?

결혼고시 장수생의 수기

2~30대의 나에게 가장 큰 화두는 '내짝이 될만한 좋은 남자는 어디에 있을까'였다.

정확히 말하면 '연애나 결혼에 의지가 있으나 연애를 쉬고 있는 좋은 남자는 어디 있을까'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좋은 남자는 거기에도 여기에도 그때도 지금도 있다다.


지금 돌이켜보면 20대 시절 전부를 대학에서 보낸 내 주변엔 좋은 남자가 꽤 있었다.

자상하고 착하며 성실해서 장래도 밝은 좋은 남자들 말이다.

그들 중엔 나와 감성코드, 생활방식이 맞아 결혼했어도 잘 살았을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당시의 나는 좋은 남자를 알아보는 눈이 없어서(자상하고 착하면 매력없어 보였음),

좋은 남자가 아닌 괜찮은 남자(같이 다니기 근사하고 친구들한테 소개해도 좋을 객관적 조건에 유머와 감성 코드 마저 맞는)를 찾고 있었다.

좋은 남자를 만나긴 해야겠는데 좋은 남자를 알아보는 눈이 없으니 객관적인 조건이 입증된 남자를 만나 위험부담을 낮추고 싶었던 것이다.


도대체 좋은 남자를 알아보는 것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하는가?

어떤 친구는 활발하고 남성적인 남자를 좋다하고 어떤 친구는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남자가 좋다하고 엄마는 그저 착하면 된다하고......

모범답안이 있다면 학원 다니고 문제집을 풀고 풀어 외우기라도 하겠지만 이건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상대가 나타나면 그냥 마음속에 직진!을 알리는 '그린라이트'가 들어온다.

또는 정말 이 사람은 아니다 싶을 땐 스탑!을 알리는 '레드라이트'가 들어온다.

한 눈에 그린, 레드라이트를 결정짓는 건 거의 외모나 옷차림(향기도 포함), 말투와 행동 같은 외적인 것이다.

첫눈에 확 끌려 몇번을 만났는데 아니다 싶은 사람도 있었고(이런 경우는 아주 가끔),

몇 번을 만나도 이 사람이 좋은지 아닌지 알쏭달쏭 애매할 때가 있었다(이런 경우가 대다수).


도대체 그린도 레드도 아닌 '옐로라이트'를 깜박이는 이 남자를 어떻게 해야할까?

애매하게 굴다가 놓치고 보니 이 사람이 정말 운명처럼 나타난 내 짝이었다면 어떡하지 같은 고민들로 친구들과 수백시간의 상담 통화를 하고 책을 읽고 고민하며 방황하다 도착한 곳은 바로 나.


'나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 알아야한다.'거였다.

나라는 인간이 언제 행복하고 노여운지,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약한지 같은 나에 대한 지식 말이다.

소크라테스형이 말하지 않았던가 "너 자신을 알라고". 이 명언은 연애와 결혼에도 필수 적용되는 공식이다.

어떤 이는 죽을 때까지 모를 수도 있고 나이 40에 조금씩 눈이 떠지기도 하니 어렵기는 어려운 말이다.

내 경험으로 나 자신을 알기 가장 좋은 방법은 1.연애 2.부모로부터의 정서적 경제적 완전한 독립이었다.




다음 편에 계속

        

작가의 이전글 (신혼일기) 44살 새댁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