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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조각
좋아하는 게 뭐야?
날이 더우니 정신도 여유가 없어,
하던 것도 제대로 못 하는 그런
느낌적인 느낌도 불쾌한 여름 한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게 뭐더라.
초콜릿이 당길 땐, 마그네슘과 초코 라떼.
피로도가 높을 땐, 비타민 보충제와 충분한 숙면.
우울감이 있을 땐, 비타민D와 밖에 나가 걷기.
스트레스가 심할 땐, 좋아하는 걸 해야 하는데.
좋아하는 걸 해야 재밌고,
재밌어야 즐겁고 그래야 웃을 텐데.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한데.
더위에 허덕이다 정신 차리면
눈이 내리고 있을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것.
충분한 숙면 후, 알람 없이 일어나
햇살을 받으며 과일을 먹는 것.
과일이 열대과일이면 정말 좋겠다.
두리안, 잭푸룻, 슈가애플, 리치….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과일은 말해 뭐해.
말랑한 백도, 부드러운 황도, 골드키위,
망고, 그린망고, 마하차녹, 용과, 레드용과,
망고스틴, 수박, 멜론, 바나나, 풋사과,
포도, 거봉, 배, 오렌지, 귤, 천혜향….
아주아주 맛있는 음료나 커피 한 잔 옆에 놓고
종이책을 읽는 것도 좋다.
종이의 질감과 잔에서 부딪치는 얼음 소리와
은은하게 번지는 커피 향 같은 것.
마음 맞는 친구와 밤늦도록 떠들기는 더할 나위 없고,
이틀 이상 이어지는 연휴의 첫날밤도 그렇다.
매일은 아니더라도 시간을 내면
언제나 누릴 수 있는 날들.
그런 시간이 더더욱 감사한 건,
굴욕적인 삶을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
8월 15일 광복절과
8월 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광복된 것을 기념하는 날과
故 김학순 할머니께서 1991년 기자회견을 열어
위안부 생존자 가운데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
우리의 오늘을 있게 한
역사 한가운데에 계셨던 분들을 기리며
잊지 않고 기억하는 오늘.
조금 경건해진 마음으로 51 조각의 글을 마친다.
by 개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