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조각. 놀고 먹고 자고 쉬고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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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조각



꿈은 크게 가지라고 배웠으니 크게 꿔본다.

나는 내가 못 해도 세 명은 되었으면 좋겠다.

놀고먹는 나, 자는 나, 아무것도 안 하는 나.

그중에는 역시 놀고먹는 애가 일을 잘할 것 같으니

그 친구가 놀고먹고 동시에 일도 하면 좋겠다.

그러면 좀 살 것 같을까?

숨통이 트일까?

일하는 것도 좋고 놀고먹는 것도 좋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자는 것도 다 좋지만

동시에 모든 걸 할 수는 없는 게 문제다.

다중선택이 아니라 다지선택이라는 점. 무조건 택1.

쉬는 하루는 언제나 짧아 뭘 해도 금방 지나가고,

주기적인 휴무일을 넘어서는 단비 같은 공휴일엔 언제나

바닥과 하나 되어 보내고 싶고

공기와 하나 되어 쏘다니고 싶고

놀면서 맛난 것 가득 먹고 싶다.

잘 지내는 것과 잘 쉬는 것.

두 마리의 토끼를 잡는 건 쉽지 않으니

놓친 것 같지만 잠시라도 잡았던 오늘은

제법 잘 지내고 잘 쉬었다고 해야겠다.

늦잠과 늘어짐을 벗어던지고

아침 등산으로 시작해 맛있는 것을 먹고

걷고 지금을 즐기면서 내일도 준비하는 그런 하루.

도전하고 계획하고 실패하고 수정하고

다시 재도전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개척하다 넘어져 잠시 엎드려 있는 그런 하루.

엎어진 김에 좀 더 드러누워 있어 보는 하루.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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