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힘들지만 적응은 더 힘들어

누구나 하지만, 누구나 이렇게 힘든가요

by 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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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많은일이 있었다.

소소한 일들이었지만, 그래도 가장 큰 변화는 이사였다.

항상 엄마 옆에서 아기새처럼 밥을 얻어먹으며 살다가, 우리가족만 온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이사를 왔다.

기존 30평에서 34평으로 넓어졌으며, 10년 넘은 아파트가 6년 좀 된 신축아파트로 바뀌었다.

단 4평의 차이였지만, '아휴, 집이 왜이렇게 넓은거야' 라고 말할만큼 집은 훨씬 넓어졌다.


이사를 온 가장 큰 이유는, 첫째의 초등학교 입학.

중간에 전학가도 상관없지 않냐는 나의 생각과는 달리, 어른들 (엄마, 어머님, 이모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은 맘여린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중간에 이사를 가게 되면 힘들지 않겠냐머 한걱정을 하였고, 그 의견을 적극반영하여 우리는 이사를 결정하였다.


나이가 40이 되었지만 아직도 철부지같은 나는, 엄마와 떨어진 해방감이 있으면서도 떨어져있다는 불안감을 느꼈다. 엄마는 항상 아침에 일찍 출근하는 나를 대신하여 아침을 먹여주고, 등원시켜주었는데, 이제 그 역할은 남편의 역할로 바뀌었다. 남편은 아이들 아침먹이고 등원시키는 스트레스로 살이 한달만에 7키로가 빠졌다.. 조력자의 역할을 하다가, 메인으로 나서려니 여간 힘든 눈치가 아니었다.


우울증같은걸까, 남편은 표정이 없어지고 한숨만 쉬었다. 아이들에게 온갖 정성을 쏟으며 화를 안내려고 노력하다가, 그 화가 한꺼번에 폭팔했다. 나라도 힘들어하는 표정없는 남편을 달래줘야했지만, 힘들게 퇴근하고 오면 멍하니 있는 남편의 모습이 싫어 나도 스트레스를 받았다. 한번 치료를 받아보지그래, 하는 말이 절로나왔고, 남편은 이런 나의 모습에 꽤나 충격을 받은 듯 했다.


남편과 나의 스트레스는 모두 아이들에게 갔다. 한동안 아이들에게 소리지르고, '나는 미저리 엄마다' 라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 왜이럴까 하면서도, 화를 멈출수가 없었다...아이들의 적응이 문제가 아니라, 나와 남편이 문제였다.


이사 두달이 지난 지금은, 시간이 우리를 해결해주었다. 힘든시기가 지나가고, 우리는 출퇴근, 등원, 밥차리기 등 그때보다 훨씬 안정되어지고 웃음을 되찾았다.

아이들은 '가족끼리 있는게 제일좋아' 라고 이야기하며 주말마다 둘이 우리를 위한 공연준비를 한다. 7살, 4살이 뭔 공연이야 하겠지만, 생각보다 그럴듯하다.


첫번째 공연은 체력쇼였는데, 앞구르기와 뒷구르기, 높이 점프하기 등을 훌륭히 소화해냈다.

두번째 공연은 어제의 과자파티였다. 입장권을 만들고, 함께 옹기종기 앉아 과자를 나눠먹고, 아이들의 축하공연 (바나나차차, 아파트, 똘똘이 노래공연) 을 들으니 너무 행복해서 눈물이 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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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그 어떤 상황이 와도, 엄마아빠만 옆에있으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이 맞다. 아이들은 엄마아빠만 행복하면, 함께 행복하다.


ps.

미라클 달리기는 여전히 지속중이다. 몸무게가 늘었다면, 바로 달리기를 2~3일 빡시게 한다. 덕분에 임신 전 몸무게 유지는 계속되고 있다.


일기쓰기를 시작했다. 아이를 잘 키우기위해서는, 먼저 내 맘을 단단하게 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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