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초기 본질에 재집중한 투썸플레이스
국내 카페 브랜드 투썸플레이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카페 시장은 저가 브랜드의 등장으로 경쟁은 심화되었고,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운영에 어려움이 큰 시장이었죠. 특히 투썸플레이스는 한때 매출 부진으로 시장에서 위태로운 모습을 보였기에 더욱 의외의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투썸플레이스는 과연 위기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이런 극적인 성장을 이뤄냈을까요?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부터 이미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라는 뚜렷한 브랜드 콘셉트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당시 카페 전문 브랜드라는 개념도 낯설었던 시절, 디저트를 중심으로 하는 투썸플레이스의 전략은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았죠. 특히 투썸플레이스에서 내놓는 케이크들은 브랜드를 상징하는 메뉴로 자리 잡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점점 본래의 강점을 잊고, 명확한 브랜드 메시지를 잃어버리기 시작했죠.
시작은 2019년 CJ푸드빌의 투썸플레이스의 매각 결정이었습니다. 모기업의 품을 떠난 투썸플레이스는 정체성을 잃고 표류하기 시작했죠. 2020년대 초반부터 소비자가 기대하는 새로운 디저트 메뉴 개발은 지지부진했고, 명확하지 않은 브랜드 메시지 때문에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당시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전문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커피 원두와 블렌딩이라는, 사실상 브랜드의 본질과 거리가 먼 소구점에 집중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투썸플레이스는 다시 브랜드의 본질을 찾아 극적인 변화를 시도해 나갔습니다. 브랜드의 대표 상품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스초생)’와 ‘아이스박스 케이크(아박)’의 다양한 파생 상품들을 내놓으며, 다시 디저트 중심 브랜드라는 포지셔닝을 명확하게 했죠. 이는 단순한 신상품 출시가 아니라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을 재환기시키는 과정이었습니다. 소비자에게 과거의 투썸플레이스를 다시금 떠올리게 하고, 동시에 새로운 매력을 부각하는 전략이었죠.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역시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과거 모호하고 추상적인 메시지 대신 매우 단순하고 직관적인 메시지로 소비자의 관심을 효과적으로 이끌었습니다. 모델 기용도 효과적이었지만 디저트 메뉴를 중심으로 한 간결하면서도 가시성이 높은 메시지가 눈에 띕니다. 최근 투썸플레이스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서 특히 눈여겨볼 점은 바로 ‘타이밍'입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분위기를 활용해 시즌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펼친 점은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메시지를 더욱 강력하게 전달하는 계기가 되었죠. ‘스초생은 겨울이 제철’이라는 메시지는 소비자의 기억에 쉽게 각인되었고, 브랜드가 가진 강점을 최적의 시기에 소비자에게 제안함으로써 높은 몰입도와 공감을 끌어낸 것이죠.
이러한 투썸플레이스의 변화는 단순히 단기적인 매출 증가를 위한 전략으로 볼 순 없습니다. 장기적인 브랜드 성장과 고객과의 지속적인 관계를 염두에 둔 명확한 리포지셔닝 전략의 결과이죠. 사실 브랜드가 시장에서의 포지셔닝을 한 번 잃으면 다시 회복하는 데 엄청난 자원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투썸플레이스는 '리포지셔닝'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매우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달성해 냈죠. 이는 브랜드가 정확한 자기 분석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본질과 고객의 기대를 다시 연결시킨 결과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소비하는 브랜드가 가진 고유한 강점과 그 가치를 명확히 이해하고 싶어 합니다. 복잡하고 모호한 메시지보다는 간단하고 확실한 메시지가 훨씬 효과적일 수 있죠. 투썸플레이스는 이 점을 정확히 파악했고,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인 디저트를 더욱 과감하게 강조하는 전략을 통해 성공을 이뤄냈습니다. 향후 투썸플레이스가 계획하고 있는 다양한 특화 매장과 브랜드 컬래버레이션도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브랜드가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단지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디저트하면 투썸플레이스'라는 명확한 포지셔닝은 앞으로도 투썸플레이스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소비자의 사랑을 받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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