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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nisland Apr 10. 2020

가장 빠르게 제주도를 한 바퀴 둘러보는 법

우리 동네 랜드마크, 카페 앤트러사이트, 제주도 한림

랜드마크, 가깝지만 먼 당신


탐험가나 여행자들이 특정 지역을 돌아다니다 지정된 원래의 장소로 돌아올 수 있도록 표식을 해둔 것을 가리키는 말인 랜드마크는 오늘날 그 보다 더 넓은 의미로 어떤 장소를 상징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상징물, 건물, 문화재, 조형물을 지칭하는 말로 사용된다.

관광지나 유명 장소에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거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방문객의 입장에서도 정말 반가운 일이다.

그 지역에 대한 특별한 정보가 없더라도 고민 없이 먼저 방문할 수 있고, 여행 일정 중 서슴없이 우선 방문지로 꼽을 수 있으며, 지역의 정체성과 추구하는 시대의 가치관을 함축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랜드마크라는 것은 웅장하고 역사가 깊으며 말 그대로 상징적인 장소인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한번 들러보긴 좋지만 휴먼스케일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머무르기엔 심리적으로 적당하지 않은 곳으로 느껴진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을 멋들어지게 대표함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가깝게 느껴지지 않는 것, 이것이 랜드마크라는 존재의 실제 모습이다.



핫플레이스? 우리 동네 랜드마크!


그렇다면 가까운 우리의 일상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장소는 없을까?

일상 속 공간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유명한 장소들은 많지만 핫플레이스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묶어서 부른다.

핫플레이스를 간단하게 정의해보자면 트렌디하고 인기 있는 장소나 가게, 인스타에서 꼭 가봐야 할 것처럼 자주 포스팅되는 맛집 정도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유명한 장소나 공간들은 그곳의 운영자 즉, 건물주와 영업하시는 사장님들의 개인적인 성향을 나타내는데 집중하고 있거나 입점한 브랜드 고유의 성격을 나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랜드마크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소유하고 있는 개인의 성향을 나타내기 때문에 그만큼 남녀노소, 외지인, 현지인 등 모든 사람이 "우리 지역의 상징!"이라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앤트러사이트, 제주, 한림


서울에 연희, 서교, 한남, 합정 그리고 제주 한림 총 5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앤트러사이트 커피 로스터즈의 브랜드 카페는 지점마다 매장 인테리어 디자인이 다른 것이 특징인데, 입점하는 지역과 기존 건물의 특성을 앤트러사이트만의 커피 문화와 관점으로 해석한 독창적인 공간이 돋보인다.

그중에서도 두 번째로 오픈한 제주도 한림점의 경우 말 그대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의 카페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아닌 국내 로컬 브랜드 카페가 겨우 두 번째 매장을 제주도라는 섬 지역에 오픈한 것도 과감하고 특이한 발상인데 매장의 디자인 또한 매뉴얼이 아닌 제주도라는 섬 지역의 자연환경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계획되어 있다.


카페 내부로 들어서면 오랜 세월 자연이 있던 자리에 정착한 인간이 비, 바람을 막기 위해 돌 담을 쌓은 것과 같은 자연 발생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실내에서도 군데군데 뚫려있는 천창을 통해 햇빛이 온종일 쏟아지며, 햇빛을 받고 자라난 풀과 나무들이 공간 한쪽을 채우고 있다.

제주도의 돌, 풀, 나무, 햇빛, 바람, 흙, 바다 냄새까지 모든 것들을 공간에서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인위적인 시설물들에 의해 피해를 받지 않게 하기 위해 뚫려있는 창과 문, 물을 주는 장치, 햇빛이 잘 들게 만든 천창을 설치해서 식물을 오히려 더 신경 써서 관리한다.

이는 도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의 그래픽적이고 인위적인 매뉴얼 공간에 유행하는 스타일의 조화가 설치되어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인위적인 콘셉트에 의한, 콘셉트를 위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부자연스러움은 찾아볼 수 없다.

무엇인가를 따라한 것이 아니라 제주도의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오리지널이기 때문이다.




어떤 장소를 상징적으로 대표할 수 있는 상징물, 건물, 문화재, 조형물을 지칭하는 말이 랜드마크라면 앤트러사이트 제주도 한림점은 지금까지 있었던 제주도의 그 어떤 건축물들 보다 제주도가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적인 특성을 그대로 잘 담아낸 일상 속 가장 친숙한 형태의 랜드마크라고 볼 수 있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섭지코지에 설계한 Genius Loci의 유민 미술관과 같이 지역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나 규모가 큰 건축물의 경우는 지역의 문화와 환경, 가치관과 같이 공공의 상징을 담아내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의 공간인 카페에서 그 지역의 자연환경적인 특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앤트러사이트라는 커피 브랜드로써도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직접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그래픽적이거나 매뉴얼화된 디자인을 시도했을 법도 한데, 제주도라는 섬 지역에 들어서는 브랜드 카페로써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커피와 사람 우리 모두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오히려 이것이 커피 브랜드로써 앤트러사이트가 합정점에서부터 가지고 있는 브랜드의 공간 철학인 "멈춰진 공간에 ‘시간’을 넣고, 그 변화와 축적을 공유하는 것", "새롭고 낯선 시간의 직접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고 모두의 작업실이자 영감의 요소가 되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카페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간접적이지만 강력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여행지에서 해당 지역을 총체적으로 느끼고 싶을 때, 그 지역에 다녀왔음을 증명하기 위해 인증샷을 찍을 때 랜드마크를 찾듯이 제주도 여행에서 제주도를 한 바퀴 둘러보고 싶은데 시간이 부족하다면, 앤트러사이트 제주 한림점으로 가자.

한 시간만으로도 제주도의 모든 것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앤트러사이트 제주도 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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