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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enisland Aug 24. 2020

집콕의 시대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의 공간 디자인

집콕의 시대


집만큼 좋은 곳은 없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는 나는 집을 참 좋아한다.

집 밖 세상은 언제나 위험하다.

하지만 위험을 무릅쓰지 않으면 발전은 없다는 의미에서 잘 돌아다니는 놈이 집에서도 온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 중이라고 해야 할까...


이번 연도 설날 이후 중국 우한에서부터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로 한층 더 위험해진 바깥 환경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사람들이 재택근무, 자가격리 등 집에서 랜 시간 머물게 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평소와는 다른 시간대에 머물다 보면 당연히 예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자연스럽게 긴 시간을 머무는 자신의 공간을 좀 더 편리하고 보기 좋게 꾸미고 싶어 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

(비슷한 맥락으로 타 국가에 비해 한국 사람들이 패션에 많은 신경을 쓰는 데에는 좁고 획일화된 한국의 주거문화 또한 일부 관계가 있다고 본다.)


디자인이나 건축, 예술 분야는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른 분야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아왔고 특징적인 스타일이 탄생한 배경에는 세상의 변화가 있었다.

장식을 배제한 단순한 형태와 비례의 디자인을 추구한 독일의 바우하우스가 산업혁명이라는 사회와 문화의 큰 변화를 맞이해 발전한 양식이며, 한때 국내에서 크게 유행했던 정갈하고 실용적인 북유럽 디자인은 해가 짧고 추운 날이 많으며 숲이 우거진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발생한 디자인 양식이다.

이와 같은 자연환경으로 인해 스칸디나비아 사람들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고 이는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와 가구, 리빙 소품의 발달로 이어졌다.

한국에도 론칭되어 많은 사람들이 애정 하는 덴마크의 브랜드 HAY, 스웨덴의 브랜드 IKEA가 대표적인 북유럽 출신의 브랜드이다.



BCAC, 바이러스 이후의 공간 디자인


Before Corona-19, After Corona-19

코로나가 없던 시절에서 코로나가 함께하는 시기로의 전환, 안타깝지만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2020년도 세상을 뒤덮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우리가 살고 있던 환경이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팬데믹이라는 단어도 생소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언택트, 비대면 서비스 등 사람과 사람 간의 실제 접촉을 최소화한 생활 패턴이 당연하게 되었고, 이미 수준 높은 시스템을 갖춘 배달과 택배 서비스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렇다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이러스 이후의 디자인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1. 홈 오피스의 보편화 - 집의 기능 다양화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하거나 책을 읽기 위해 카페나 독서실을 찾는 등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일반 가정집은  일을 제외하고 집중이 필요한 일을 위해서는 다른 공간을 찾아 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 집에서 업무를 보는 재택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집이라는 공간에 일을 하기 위한 공간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별도의 공간을 할당할 수 없는 경우를 위해 단순한 형태, 간단하게 분해 조립이 가능한 가정용 사무 가구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2. 주거공간 : 현관의 기능 강화

지금까지 마당이 없는 가정집에서 현관 외부에서 들어오고 나가면서 거쳐가는 공간, 간단하게 신발, 우산 등을 수납하는 기능을 가진 비교적 단순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외부에서 실내로 들어오기 위해 거치는 현관의 역할은 바이러스 이후 그 어떤 공간의 기능보다 중요해졌다.

외부의 오염, 먼지 등을 1차로 제거하기 위한 독립된 하나의 공간으로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마치 병원에서 집도의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직전에 복장을 갖추고 손을 씻고 장갑을 착용하는 등의 준비 작업을 하는 준비실과 같이 가정집에서도 스타일러와 같은 의류 관리기가 현관에 설치되고 간단한 세척을 하는 등 본격적인 실내로 들어가기 전에 현관에서 할 수 있는 것들, 해야만 하는 것들의 비중이 커질 것이다.


3. 커뮤니티 공간의 변화

호텔에 방문한 사람들은 모두 로비를 거쳐 객실로 들어갔다.

개인의 집에서도 모두 거실을 지나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앞으로는 마치 중정이나 뒷 뜰이 있는 한국 전통 주거의 형태와 같이 개별 공간에 먼저 들어간 뒤 선택적으로 커뮤니티 공간을 사용하거나 조금 더 프라이빗하게 독립되어 있는 별실, 별채와 같은 커뮤니티 공간이 따라오도록 변화할 것이다.


4. 무인 판매, 무인 서비스 공간의 증가

기술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그렇다 IT 기술의 발전은 이미 많은 부분에서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했고 발전한 기술로 삶의 모습 또한 달라졌다.

무인 마트, 무인 호텔 등 사람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성이 낮거나 기술이 사람을 대체 가능한 부분들은 적극적으로 무인 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5.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의 감소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오프라인을 압도하면서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이 오프라인에 매장을 오픈하는 비중을 줄여왔다. 예전에는 오프라인 매장의 입점 수가 많을수록 판매량이 많다고 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기업들이 주요 상권에만 매장을 오픈하거나 브랜드 체험, 홍보를 위한 경험형 매장만을 오픈하는 것이 하나의 큰 흐름이다.

더 나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 브랜드를 간접 체험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바이러스 사태가 덧붙어 판매, 구매만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의 비중이 점점 더 줄어들 것이다.




킨포크 도산에서 열린 전시 At Home with Kinfolk


모든 사람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다시 안정된 일상을 되찾길 바라며...

2020년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부정적인 결과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아 이렇게 생활할 수도 있구나, 이렇게 편리한 방법도 있었구나!'

하는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고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길 바라며 펼쳐본 생각의 나래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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