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횡단 열차 안에서
책을 읽던 그도 풍경을 그리고
가까운 곳을 보기 위해 안경을 쓸 일도 없다
이제는 먼 것이 선명하고 눈 앞에 것이 흐린
그런 나날들이 한가롭다 그걸 알게 된다
눈을 떠 보니 설국열차
봄을 맞은 4월 때늦은 함박눈
그에게는 탐탁해 보이지 않은 눈빛이 가득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풍경은 역시 눈이 있어야 설레는 풍광이지 않습니까?"라고 말하고 싶었다
유창하지 않아도 러시아 말로...
연인들은 2층 침대에서 떨어져 낮잠을 자고
붙어 떨어지지 않는 남은 잔들은
달그락 거리며 나의 낮잠을 방해한다
햇살도 빈자리에 앉아 졸고
요람을 흔드는 손은 없어도
오후는 규칙적으로 흔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