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수평선 -2-

오아시스를 만나다

by openm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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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RIZON라는 파노라마 카메라는 렌즈가 좌우로 움직이며 필름에 길게 노출시킨다. 3~4초 움직이는 셔터가 열려 있을 때 삼각대에 고정시킨 카메라를 위아래로 조심스럽게 몇 번 까딱거린다. 수평선이 파도로 바뀐다. 보편적이지 않는 것에 익숙하려면 고정관념을 깨야한다. 보편타당한 것만 보이고 그것만 찍어된다면 그대가 찍는걸 내가 더 찍어야 할 이유가 크지 않다. 보이는 것의 다른 면을 보는 건 어렵지만 옆으로 돌아가 측면을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카메라를 든 분들은 그래야 한다. 발품을 팔아서 사는 게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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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렌즈가 노출되며 움직일 때 이번엔 아주 미묘하게 한번 위아래로 선을 긋는다. 바다는 완만한 언덕으로 너울거린다. 디지털 렌더링으로 편하게 얻을 수 있는 이미지이다. 그러나 이렇게 찍힌 필름을 보고 있으면 난 창조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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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에 고정된 HORIZON 카메라가 셔터가 열려 움직일 때 움직이는 방향으로 수평 이동시킨다. 두 번 같은 속도로 길게 짧게 렌즈가 움직이는 속도에 맞혀 따라간다. 바다가 몇 군데 늘어난다.

바닷물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 또한 눈속임이다. 아날로그 필름에 시간이 늘어난 듯 정지된다. 이건 사실이다. 내가 본 모호함은 다른것이지 거짓을 이야기 하는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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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이식 중형 폴딩 카메라의 벌브 셔터를 주고 필름 감는 레버를 조금씩 돌려준다. 한 필름에 바다의 노출시간을 따로따로(끊어짐 없이) 주었다. 가장자리는 적정 노출일 것이고 가운데로 갈수록 셔터가 늦어지듯 많은 시간이 담겼다. 한 시 한 곳의 바다는 다른 빛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우리 눈에는 같은 밝기의 큰 바다만 늘 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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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카메라는 감사하다 찍고 나서 손짓에 반응하여 얼른 보여준다. "이거야 이렇게 찍고 싶었냐고"

나보다 조바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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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 카메라, 파노라마 카메라, 디지털카메라 모두 한 곳에서 찍었다. 해가 넘어가고 텅스텐 빛으로 물들 때.













2005년 부산 서면 롯데겔러리 '오아시스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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