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6

풍경 속에 풍경

by openmac





소보로 빵의 딱딱한 부분만 떼서 먹고싶다



긴 여행 끝에 먹고 싶은 것이 많이 떠오른다. 잠을 자다 음식 꿈을 꿔도 먹어보지 못하고 깨는 게 대다수다.

씹어나 봤으면 꿈이 아쉽지도 않다. 결정적인 순간에 깬다. 그러면 그날 하루 종일 입안에 맴돌다. 결국은 한인식당을 찾아가게 된다. 근자에 지하철 역내에 빵집이 생겼다. 다른 빵은 눈도 안 가지만 소보로 빵의 딱딱한 부분은 유독 눈이 간다. 나도 모르게 침도 꿀꺽 삼켰을 것이다. 저 부분만 떼서 팔면 대박 나지 않을까? 카메라가 좋아 보였다 그러다 사진에 매력에 빠졌다 막노동을 하며 번 돈으로 중고 카메라를 샀었다 취미는 직업이 되었다가 다시 취미처럼 돈을 벌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 사진을 찍고 싶어서였다. 빵이 없고 달콤한 껍질만 있다면 세상에 소보로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심심함 속에 달콤함 부드러움 곁에 파삭함이 있었기에 입맛을 당기게 하는 게 아닐까. 사진도 그랬다 좋아한다고 해서 나만 좋아하는 사진을 찍고 있을 순 없다. 그 사진이 돈이 되어 그게 소보로의 바삭한 껍질이 되어 내 입맛대로 나에게 돌아오는 세상은 아니었다.





보아뱀이 삼킨 코끼리



상상은 나의 몫이다.

또 보는 이에게 관점의 나머지를 가지게 하는 게 나의 몫이기도 하다.





비너스의 탄생 조가비 바위 그림 옆 바위



3년 전 루브르 박물관에 갔을 때였다. 비너스 조각상을 마주 볼 때 아니 난 뒤에서만 보았으니 적절한 단어가 아니다. 뒤태 사진만 여러 장 찍었다. 앞쪽은 다들 그렇듯 근성으로 위아래로 훑어보았을 뿐.

양옆에 집들이 보인다 돌멩이보다 작은 집. 원근감에 극대화는 단순한 사진에서도 미니어처 느낌마저 든다. 돌밖에 없는 사진이지만 구석구석 깨알 같다 그리고 이 바위도 뒤태가 이쁘다.




뒷모습



자신의 뒷모습을 보면 어색하다고들 한다. 뒤통수에 제비초리가 있어서 짧은 머리였을 때 보고 그게 길어지는 게 싫어 이발소에서 바짝 밀었다. 조금만 길어져도 꼭 그 부분만 더 유달리 길어져 보인다. 그래서일까 머리를 기르고 왜 기르냐고 묻는 이에게 속 시원한 대답은 못했었는데 아마도 이유가 제비초리에 있나 보다. 단점은 왜 이리 두드러지는가. 아름답고 싶다, 뒷모습만 이래도 아름답고 싶다, 지나온 뒷모습이래도.







keyword
작가의 이전글뒷모습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