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도 모르게
여름에 인도를 들어가 긴 여름인 가운데 파키스탄에 들어섰다. 국경을 넘기 전 이슬람 국가에서 알코올을 구하기 힘들다길래 인도쪽 매점에서 마지막 맥주를 마셨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 했나 스트롱한 킹피셔를 마셨더니 국경을 어찌 통과했는지 별 기억이 없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며칠 보내고 너무너무 더워 훈자로 이동했다.
중국 입국 비자를 받는데 시간이 걸려 지체했다. 이슬라마바드에서 한 것이라고는 중국 비자와 더위 피해 숙소 머물기 뿐이었다. 럭셔리 (진짜) 대우버스를 타고 중간 기착 도시에서 내려 다시금 미니버스에 타고 밤을 보내며 또 다른 기착 마을에 도착해서 다시 훈자행 승합차를 탔다. (이 글은 정보가 될 수 없으니 타 블로그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으시길 다시금 말씀드린다) 중간에 미니버스를 타고 밤을 보낸 시간은 오래 동안 지웠졌던 기억인데 새삼 다시 떠오르니 사실 몸서리쳐진다.
럭셔리 대우버스는 시원한 에어컨이 빵빵했다. 승차한 손님들도 럭셔리해 보였다. 나만 빼곤.
미니버스에 탔을 때 손님들이랑 내 옷차림은 걸맞았다. 협곡을 지그재그로 좌충우돌하며 짐짝과 사람이 뒤엉키고 비포장 도로에 통과할 때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먼지로 입안은 서걱서걱거렸다. 다들 잠과 피곤에 지쳐 먼지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새벽녘에 검문소에 내렸을 때엔 짐과 나 현지인과 나는 물아일체의 상태였다. 영혼이 없었다.
다음날 마지막 안쪽이 노란색으로 칠해진 승합차를 타고 똑딱이 T5D카메라는 꺼냈다. 이 카메라엔 위쪽에 스코프라는 것이 있는데 파인더를 쳐다보지 않고 대충의 앵글을 잡아 빠르게 촬영할 수 있다. 의도에 살짝 벗어난 앵글이 담기기도 하는데 그걸 현상해서 스캔하다 보면 습관적인 촬영에서 벗어난 컷을 만나기도 한다. 자신의 보편성에서 벗어날 때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몰래 탐험하기도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훈자에 궁금증은 이 글에서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567980&cid=59046&categoryId=590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