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전으로 부터의 빛 #1

자금성의 밤

by openmac




수백 년 전으로 부터의 빛

은하계 저편 어디선가 날아온 빛이 오늘날 머리 위 밤하늘에서 반짝인다. 그런데 저 빛은 지금 빛나는 것이 아닌, 수십, 혹은 수백 년도 전에 빛난 것이 오늘에야 내 눈에 도달한 것이라고 한다.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그러나 우주에서 거리가 수백광년 떨어진 곳에서 온 빛이라면 고개를 끄덕여 볼 수도 있는 노릇이다. 얼마나 멀리 있는지는 모르지만, 지금 존재하는지 아니면 사라졌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그런 별빛을 나는 자금성을 맞닿았을 때 발견하였다.

자금성은 현재 수많은 관광객이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문화유산일 뿐이다. 즉, 문화재 관광인 셈인데, 그것을 싫어하는 나는 몇 번의 중국 여행 속에서 일부러 자금성을 피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 자금성에 갔던 날, 넓은 광장 속 수많은 관광객들 사이에서 한쪽 모퉁이에서 한참을 서 있는 남자를 발견하였다. 여느 관광객답지 않은 듯 태극권 자세로 천천히 호흡을 하며 그 호흡을 따라 어깨가 움직이고 있었다. 현지 시민이라 해도 입장권을 사야 들어올 수 있는 이 곳에서 그는 기호흡을 하면서 몸을 움직이고 있는 것이었다. 그 공간이 어떻게 얼마나 그에게 특별하였기에, 수많은 관광객과는 다른 목적을 두고 저 후미진 벽 앞에 서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유명한 문화재이며 관광 장소 중 하나이지만, 예전에는 누군가의 일상적인 공간이었던 자금성이다. 여행지로서의 자금성, 일상으로서의 자금성, 하나의 사물을 다른 모습으로 바라보게 될 때 우리는 미처 깨닫지 못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알게 된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에, 300년 전에도 이 곳에서 일상을 보내던 이가 서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300년 전 우주에서 쏘아 올린 빛을 지금의 내가 300년이 지난 후 지구에서 서서 그 빛을 바라보고 있다. 그것처럼 과거에 누군가 서 있었던 자리 그대로 내가 서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는 그 대상을 하나의 프레임 속에 영구적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사진 속에 남은 대상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 마치 자금성이 몇 백 년이 지난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 것처럼 말이다.

자금성 작업의 시작은 지극히 단순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거대한 시간의 영속성을 담고 싶었던 마음으로 시작하였다. 그래서 대낮에 촬영한 사진들을 밤하늘의 짙푸른 이미지로 표현하였다. 그런 시간적 경계의 모호함으로 나는 300년 이후의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해 본다.






The light from hundreds years ago.

A star from somewhere in the galaxy is twinkling in the sky.
The light from the star was created a long time ago.
It is hard to believe, but the light had run a distance of hundreds of light years and the existence of light is uncertain in the universe.
I saw the same light at the Forbidden City where the past and present meet.
The Forbidden City is nowadays one of the most famous tourist attractions in China, but it was once the place that the Chinese royal family lived.
At the Forbidden City, I realized where I am standing is where somebody from the past had also stood. That fact makes me think of the continuance of time.
To take a photograph is to capture a subject in a frame forever.
The subject of the photograph doesn't change, even though time goes by.
The eagerness to capture a moment made me start taking photographs
And that’s why I changed the color of the sky in the photo ; to express the depth of the night.
Perhaps time’s ambiguity will create a new meeting a hundred years from now.







来自数百年前的光芒(题目)

来自银河系某处的一颗恒星在天空闪耀。
恒星的光芒很久以前就生成了,
难以置信,此光芒来自数百光年之前,而宇宙中它是否存在也难下定论。
而我在今昔交汇的紫禁城目睹了这来自数百年前的光芒。


今日的紫禁城俨然已是中国久负盛名的旅游胜景之一,昔日此为中国皇家所在之处。
身处紫禁城,我意识到我所站立之处曾经也有一位古人在此驻足。
此番让我联想到了时间的恒久连续性。

摄影是在相机镜头中永久地留下拍摄的主题对象。
相片的主题对象永不会改变,即使时光流逝。
留住瞬间的渴望使我开始拍摄照片,
我变换了相片中天空的颜色,以此表现黑夜天空的深邃。
也许由于时间的模糊界限,在从今往后的一百年某时点还能创造一次崭新的会面。







한쪽 출입구가 닫혀있어 오래 묵은 시간이 가득하다



이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건 철창을 통해서다. 렌즈가 철창 사이로 들어갔다. 삼각대 없이도 안정적인 자세가 나왔다. 근접이지만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영력이 제법 광법위해 조리개 값이 컸다. Kodak Extar100 네거티브 필름의 발색과 면밀한 입자의 제값을 표현할 수 있는 조밀하고도 풍부한 암부의 향연을 담으려니 기댓값이 높다.

게다가 두 손에 가득 차게 들고 있는 카메라는 핫셀 블러드 903 swc 둘의 조합으로 답을 쓴다면 오답이 나오기 어렵다.




밤하늘의 별은 필름 입자에서 나온 하얀 티를 그냥 두었다 잡티가 많을 때는 청명한 밤 하늘을 올려다보는거같다



문제가 있다면 노출값이다. 그것 때문에 덩치 큰 slr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꼴이다. 이만한 노출계가 없다. 높은 담장과 그늘진 뒤뜰, 광한 햇빛이 드는 통행로와 더불어 있는 그늘진 벽면. 이루 말로 못하는 수백 가지의 각양각색의 노출값들이 들어 찬곳이 자금성 안이다. 아침보다 한낮이 촬영하기 어렵다. 그래서 그땐 시원한 박물관에 들어가 관광 모드 그늘에 앉아 준비한 점심을 먹는다.




주건물에서 벗어난 별채는 주거공간에 가까워 살갑다




연간 1500만 명 관광객들이 드나드는 공간이다. 하루 최대 8만 명으로 출입을 제한한다는 말이 있으니 최소 그만한 사람들이 카메라 앞으로 오고 간다. 고궁의 큰 통로는 가능한 피해서 다녔다. 물론 태화전이 있는 넓은 공간을 빼먹고 싶지 않아서 건물의 한 귀퉁이를 이용해서 부분 부분 밀집한 단체관광객들을 가려가며 기회를 노렸다.






수직 수평을 지켜가며 담담하게 작업했다 맵고 짠 사진은 없다



사람이 없을 때 촬영하기 위해서는 기다림의 연속이다. 삼각대를 세우고 높이로 앵글 파인더를 보며 조절한다 파인더 위쪽에 수평계 물방울을 센터에 맞혀가며 전체적인 앵글을 고정시킨다. 그리고 찰칵 찍을 수 있다면 어려울 건 없다. 움직이는 장애물을 피해야 한다. 왼쪽에서 오른쪽 오른쪽에서 왼쪽 좌우로 지나가는 사람은 그나마 짧은 시간에 파인더에서 벗어난다. 카메라 방향과 반대편 직선으로 걸어오고 가는 행인들은 오랫동안 남는다. 기다려야 한다. 벽화라도 있다면 더 곤란해진다. 더 오래 서 있는다. 한 명이 파인더에서 사라지면 또 단체로 온다. 앞서 말한 8만 대군과 소리 없는 사투를 버린다. 높은 수치의 ND 필터를 걸어 장시간 노출로 촬영한다고 해도 사람들의 움직임은 남고 또 한 곳에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는 이도 있어서 장시간 노출을 이용한 촬영은 염두에 두지 않았다.





문이 없는 문을 통해 오고가는 시간을 잠깐 세웠다



그래서 가능한 일찍 출근하고 늦게 자금성에서 퇴근한다. 북경에 가면 매일 들어갔으니 출근도장을 찍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인댁에 머물 때에 오늘은 어디 다녀오셨어요? 물어오면 늘 답변은 자금성이었다.

일찍 가서 유동인구가 적고 사람들의 움직임이 느슨할 때를 노려야 한다. 삼각대는 가능한 같은 높이로 해서 촬영했으면 좋겠으나 펴고 접고 하는 시간이 깨나 든다.





그 예전에는 궁에는 나무가 없었다고 한다 자객들이 숨을 수 있어서



오전은 부산하게 움직이면 12컷 찍을 수 있는 중형 필름을 부산하게 바꿔가며 집중할 수 있다. 자금성 후문에도 입장이 가능하다. 모택동 사진이 걸려있는 천안문 반대편 북쪽 출입구, 경산공원이 아래다. 지하철 천안문역과 가까운 남쪽 출입구는 상대적으로 관광객 수가 많다. 물론 그쪽이 고궁을 따진다면 입구이기에 처음 오는 분들에게는 내가 드나드는 곳이 출구다. 북쪽은 건물이 남쪽에 비해 조밀하게 들어서 있다. 구천 개가 넘는 방이 있다는데 그 대부분의 건물이 위쪽에 배치되어 있다.






다섯개의 다리 금수교 아래를 흐르는 물은 은하수를 뜻한다



퇴근길은 남쪽 정문 쪽이다. 반대의 흐름으로 거슬러 내려오면 넓은 공간에도 인적이 드물다. 앵글을 잡고 출입문쪽으로 주시하다. 행인이 문으로 들어가면 잠깐 동안 나만의 공간이다. 일순 정적이 흐른다. "틱" 고가의 카메라이지만 렌즈 안에 셔터가 있는 것은 손맛은 없다. 단 조용하다. 정적에 흡입될 만큼.






인적도 없어 소리가 없다 남는건 빛


영화에서도 유사한 기법을 사용했을 것이다. 어두운 필터를 걸어서 최소한의 빛만 받아들여 밤의 느낌으로 촬영했을 것이다. 인공조명이 광범위하게 비추지 못할 때. 그러나 난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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