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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Jun 29. 2018

공포에서 액션, 다시 공포로! 바이오하자드 연대기 #1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의 선구자

요즘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했죠. 한낮 기온은 이미 30℃를 넘나들며 한여름의 더위를 방불케 합니다. 여름에는 역시 공포물이 제격이죠. 일본을 대표하는 공포 게임으로는 바이오해저드 시리즈와 사일런트 힐 시리즈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바이오 하자드는 좀비 아포칼립스 게임의 선구자로 꼽히며 20년이 넘게 시리즈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7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바이오하자드 2의 리메이크 정보가 공개되기도 했는데요, 여름이고 하니 겸사겸사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발자취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캡콤의 외도


캡콤은 1980년대부터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대가였습니다. 마계촌, 록맨, 파이널 파이트, 캡틴 코만도, 천지를 먹다, 캐딜락, 그리고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오락실을 들락거렸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명작 횡스크롤 액션 게임들을 줄줄이 개발했습니다. 1991년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2를 출시해 게임 시장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버리기도 했죠.



1990년대 중반까지 캡콤은 여전히 2D 그래픽의 액션 게임과 대전 액션 게임을 주력으로 개발했습니다. 그러던 캡콤이 1996년 다소 낯선 3D 그래픽 기반의 호러 어드벤처 게임, 바이오 하자를 플레이스테이션(PS) 용으로 출시한 것은 여러모로 실험적인 요소가 강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게임 시장의 신입이었던 PS는 다양한 서드 파티의 지원이 필요했고, 캡콤 입장에서는 실험적인 게임으로 적당히 생색내기에 좋았던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바이오하자드는 캡콤 내부에서도 개발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고 하며, 출시 후 업계의 반응도 엇갈렸습니다. 서양 풍 게임 분위기에 혹평하는 전문가도 있었지만, 일본의 유명 게임 잡지 패미통에서는 높은 리뷰 점수를 받기도 했습니다. 바이오하자드는 캡콤뿐 아니라 일본 게임 시장에서도 생소한 시도의 게임이었던 셈이죠. 그런데 이 실험적인 게임은 거두었고 바이오하자드는 캡콤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가 되었습니다.





입소문의 힘, 바이오하자드


전설적인 초대 바이오하자드. 라쿤 시티라는 가상의 도시 외곽에 발생한 생물학적 재해를 다루고 있으며, 실사 오프닝 영상과 그로테스크한 CG 영상 등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액션과 퍼즐이 적절히 조합되어 있고, 곳곳에 유저의 공포심을 유발하는 장치들도 돋보입니다. 특히, 다른 구역으로 이동할 때 발생하는 로딩 시간에 문을 열거나 계단을 오르는 연출을 삽입했는데, 자칫 게임의 흐름이 끊길 수 있는 로딩마저미지의 공간에 진입하는 공포감으로 승화시킨 혁신적인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바이오하자드의 초동 판매량은 14만 장 정도였는데, 이는 캡콤의 목표 판매량은 10만 장을 넘은 수치이며 기대감도 없었던 완전 신작 게임으로는 상당히 좋은 성적이기도 합니다. 보통 게임 판매량은 초동 판매량이 50~70%을 차지하는데, 바이오하자드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팔려나가더니 최종적으로 일본 내에서만 111만 장, 전 세계 판매량 275만 장이라는 엄청난 성공을 거둡니다. 얼마나 인기가 높았던지 우려먹기라고 할 수 있는 디렉터스 컷과 듀얼 쇼크 대응판도 각각 113만 장, 120만 장을 판매했습니다.


2002년에는 닌텐도 게임큐브(GC)로 리메이크 버전을 출시했는데, 원작보다 더 뛰어난 완성도를 선보이며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당시 캡콤은 GC를 지원 사격하면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를 앞으로 GC용으로만 출시하겠다고 발표했었는데요. CG 독점으로는 원하는 만큼의 흥행이 되지 않자 결국 1의 리메이크 버전은 리마스터를 거쳐 PS3, PS4, Xbox 360, Xbox One, PC까지 다양한 기종으로 이식되었습니다.





본격적인 세계관 확장, 바이오하자드 2


바이오하자드가 예상치 못한 흥행을 하면서 캡콤은 빠르게 후속작을 준비합니다. 1 출시로부터 약 1년 10개월 만에 출시된 바이오하자드 2는 역대 시리즈 중에서도 높은 완성도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주인공인 레온이 2에서 처음 등장합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남녀 두 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여자 주인공은 전작의 남자 주인공이었던 크리스 레드필드의 여동생인 클레어입니다. 레온은 라쿤 시티로 발령받은 신입 경찰, 클레어는 오빠를 찾아 라쿤 시티를 방문한 대학생이라는 설정이었죠.



바이오하자드 2는 전작에 비해 게임의 무대가 대폭 확장되었습니다. 전작은 갑갑하고 음침한 저택의 내부에서만 게임이 진행되었지만, 2는 라쿤 시티 전체가 게임의 무대가 되면서 도시의 곳곳을 누빌 수 있게 된 것이죠. 또한, 두 주인공 중 어떤 캐릭터를 먼저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고, 두 주인공이 모두 거쳐 가는 교차점을 통해 아이템을 공유할 수 있는 등 독특한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바이오하자드 2는 전작보다 볼륨이 증가하면서 CD 두 장으로 출시됐는데, CD 한 장당 주인공 한 명에 대응합니다.


출시 전 기대도가 높았고 게임성도 좋았던 만큼 전작 이상의 흥행에 성공합니다. 일본 내에서는 전작의 두 배인 228만 장을 팔았고, 해외에서 268만 장을 팔았습니다. 1의 리메이크 및 리마스터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면서 2015년 2의 리메이크가 공식 발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계속 추가 정보가 없다가 얼마 전 E3 2018을 통해 정보가 공개되었는데, 전체적으로 난이도가 오르고 좀비 사냥을 어렵게 만들면서 호러 서바이벌의 요소를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 새로 공개된 리메이크 포스터




같은 시간 같은 장소 다른 사건, 바이오하자드 3


바이오하자드 3는 정식 넘버링의 후속작이긴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외전격에 가깝습니다. 타이틀에도 처음으로 ‘LAST ESCAPE’이라는 부제가 붙었습니다. 배경은 바이오하자드 2와 같은 라쿤 시티이며, 시간대는 2 시작 하루 전부터 2 엔딩 다음날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으로는 1의 여주인공이었던 질 발렌타인이 다시 등장하고, 기본적으로 단독 주인공이지만 중간에 조력 캐릭터를 조작하는 구간이 있습니다. 주인공인 질이 1과 달리 노출도 높은 복장을 입고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이 복장은 영화판 레지던트 이블 2에서 제대로 구현되었습니다.



사실 바이오 하자드 3은 팬들의 기대감을 배신한 게임인데요. 팬들은 라쿤 시티에서 발생한 모든 사건의 흑막인 엄브렐러사와의 결전을 기대했지만, 정작 3는 또 다른 주인공의 라툰 시티 탈출기를 다루었던 것이죠. 게임 자체는 꽤 재미있었지만, 스토리에서는 진전이 거의 없으면서 정식 후속작이라는 느낌이 약했습니다. 대신 액션이 꽤나 강화되면서 회피 동작이 등장했는데, 고수들은 회피를 이용해 나이프만으로 게임을 클리어하는 극한 플레이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최종 보스인 추적자가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이 역시영화 레지던트 이블 2에 등장합니다.


3의 복장은 1 리메이크에 코스튬으로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플랫폼 시프트


3까지 PS로 출시된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다음 작품부터 플랫폼이 바뀌게 되는데요. 플랫폼과 함께 게임의 방향성에도 변경이 생깁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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