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소니 스마트폰, 그래도 업적 관리는 확실하게?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은 애플과 삼성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된 지 오래되었고, 그 뒤를 중국의 제조사들이 바싹 뒤쫓고 있는 형국입니다. 2017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샤오미, 오포의 다섯 개 제조사가 전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나머지 40% 이하를 수많은 제조사들이 나누어 먹고 있습니다. 그중에는 우리나라의 엘지전자를 비롯해, 한때 삼성과 경쟁했던 HTC, 블랙베리, 노키아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제조사들이 속해 있습니다.
소니 역시 한때는 휴대전화 시장의 강자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시장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자기 복제만 계속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비주류 제조사로 전락하고 말았죠. 그런데 이 소니가 얼마 전 자신들의 업적을 소개하는 인포그래픽을 선보여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른바 소니가 세계 최초로 휴대전화에 도입한 기술들을 소개한 인포그래픽인데,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일본은 습도가 높은 기후 때문에 과거부터 전자제품에 방수 기능을 자주 도입했습니다. 이는 휴대 전화도 마찬가지였으며,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넘어온 다음에도 방수 제품을 다수 선보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소니의 엑스페리아 Z는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IP57 등급의 방진ㆍ방수 기능을 도입하면서 스마트폰의 완전 방수 시대를 주도했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은 IP68 등급의 방진ㆍ방수 기능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는 짧은 기간 동안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9년 전 국내에 처음 출시된 아이폰 3GS의 해상도는 480x320이었지만, 5년 후인 2014년에는 24배나 커진 2560x144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15년 소니는 스마트폰 중 처음으로 4K UHD(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엑스페리아 Z5 프리미엄을 출시했습니다.
다만, 이 제품은 가변형 4K 지원으로, 보통 때는 FHD(1920x1080) 해상도로 표시되고, 4K 영상을 감상하는 등 필요할 때만 4K로 동작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해상도 설정을 사용자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어찌 보면 반쪽짜리 스마트폰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한때 시대를 바꿀 아이템처럼 소개되다가 요즘은 신제품조차 찾아보기 힘든 스마트워치입니다만, 그래도 나름대로 유용하게 활용 중인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야외에서 운동하는 사람들이 스마트폰 대신 스마트워치만을 착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GPS가 탑재되어 있으면 운동한 거리 등을 쉽게 기록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요즘에는 스마트워치에 GPS가 탑재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지만, 초창기 스마트워치들은 많은 기능들이 배제된 채 출시되었습니다. 이후 후속 모델이 출시되면서 하나하나 기능들이 갖춰졌는데, 소니의 세 번째 스마트워치인 스마트워치3에서야 처음으로 GPS가 탑재되었습니다. 참고로 소니의 스마트워치 제품은 이름 자체가 스마트워치이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보다 먼저 출시되었습니다.
한때 주요 제조사의 스마트폰이 공개되면 혁신을 찾느라 바빴습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의 성능이 전체적으로 상향 평준화되고, 기능적으로도 완성형에 가까워지면서 혁신적인 기술을 찾는 것이 어려워졌는데요. 소니가 공개한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작년에 출시한 소니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은 가장 혁신적인 스마트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려 세계 최초의 기술을 세 개나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니는 스마트폰 최초의 4K 디스플레이 지원에 만족하지 않고,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에는 최초의 4K HDR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여기에 LTE Cat.16을 지원해 스마트폰 최초로 1Gbps의 속도로 다운로드가 가능하고 카메라 성능을 대폭 끌어올려 무려 960fps의 슈퍼 슬로우모션 비디오 촬영을 가능케 했습니다. 제품 전체의 완성도는 차치하고, 추가된 기능만 보면 분명 좋아 보이긴 합니다.
한때 VR이 유행하면서 VR용으로 영상을 360도 촬영하는 카메라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스마트폰에 부착하는 액세서리도 출시되었었죠. 그런데 소니 엑스페리아 XZ1은 다른 방향의 360촬영을 지원합니다. 바로 피사체를 모든 방향에서 촬영하는 것이죠. VR용 촬영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입니다. 이 촬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일반적인 사진은 한쪽 면 밖에 볼 수 없지만, 엑스페리아 XZ1의 입체 촬영 기능을 활용하면 모든 각도에서 사진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사진 데이터로 3D 프린터 출력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소니 모바일은 아무래도 비주얼적인 분야에 관심이 많은 듯싶습니다. 스마트폰에서 처음으로 4K와 4K HDR 디스플레이를 지원하더니, 4K HDR 영상 촬영 기능도 가장 먼저 도입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이 적용된 기종은 올해 출시된 엑스페리아 XZ2입니다. 사실 소니는 스마트폰 카메라 센서 분야에서 최고의 제조사로 꼽히는데, 정작 자사의 스마트폰 카메라들은 성능이 별로 좋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카메라 성능도 개선되고 있고, 무엇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기능적인 활용도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기술의 도입은 언제나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한 것인데, 사실 소니의 스마트폰이 이렇게 상황이 안 좋아진 것은 그 기본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 호평받았던 디자인도 지나친 자기복제만 거듭하다 요즘은 오히려 비판을 받는 입장이 되었고, 성능과 안정성 면에서도 여전히 경쟁 기종들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내실을 탄탄히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