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확장하는 콘솔 게임
요즘 인기 있는 모바일게임을 살펴보면 PC온라인게임을 이식한 게임들이 상당히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미 높은 인지도를 쌓은 게임은 그 자체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콘텐츠를 재구성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국내뿐 아니라 콘솔게임이 강세인 일본 역시 콘솔게임 IP를 모바일로 옮기는 작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데요. 이렇게 콘솔 IP로 이식된 일본 모바일 게임들은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슈퍼 마리오 시리즈는 일본 게임의 상징이라고 할 만큼,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게임입니다. 본래 닌텐도는 휴대용 게임기 시장에서도 절대 강자였기 때문에 모바일게임 시장 진출에 대해 회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스마트폰 보급 이후 모바일게임 시장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성장하면서 기존의 휴대용 게임기 시장까지 위협하자 스마트폰 게임 시장에도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게임이 바로 2017년 초에 출시된 ‘슈퍼 마리오 런’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횡스크롤 달리기 게임인데, 전반적인 평가는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닌텐도의 동물의 숲 시리즈는 동물들이 사는 마을로 이주한 주인공이 동물 이웃들과 교류하며 살아가는 커뮤니케이션 게임입니다. 첫 작품은 닌텐도64로 출시됐고, 이후 게임큐브로 이식되었지만, 이 당시에는 그렇게 큰 인기를 끌지 못습니다. 그런데 닌텐도DS용으로 출시된 놀러오세요 동물의 숲이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지금은 닌텐도를 대표하는 게임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닌텐도 DS용 동물의 숲 덕분에 인기가 상당히 높았고, 게임의 특성상 스마트폰에서도 잘 어울릴 게임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2017년 염원하던 모바일 버전의 ‘동물의 숲 포켓 캠프’가 출시되었습니다. 다만, 이 작품 역시 전체적인 평가는 콘솔 판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미는 있는데 콘솔판과 비교하면 무언가 빠진 듯한 느낌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사실 킹 오브 파이터즈 시리즈는 이전부터 꾸준히 모바일용 게임을 출시해 온 프랜차이즈입니다. 다만, 모바일 환경에서 대전액션을 구현하기는 한계가 있으므로 대부분 다른 장르로 출시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 제작된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올스타 역시 시리즈의 캐릭터를 활용한 다른 장르의 게임입니다. 스마트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를 모으고 성장시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수집형 RPG의 전형적인 시스템을 따르고 있습니다. 그래도 스테이지 진행 방식은 액션이고, 그래픽도 괜찮으며, KOF 시리즈의 모든 캐릭터가 등장하므로 이런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고 KOF 캐릭터에 애정이 있다면 나쁘지 않은 게임입니다. 참고로 제작과 유통은 넷마블이 담당했고, 현재 일본에서만 서비스 중입니다.
아크 더 래드는 파이널 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처럼 널리 알려진 일본을 대표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을 즐겼던 유저들에게는 명작 중 하나로 꼽히는 SRPG입니다. 당시 PS는 빈약한 서드파티로 인해 즐길만한 게임이 많지 않았고, 특히 가정용 게임 시장의 주력 장르인 RPG의 빈곤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아크 더 래드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니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첫 번째 RPG 시리즈입니다. 참고로 빛과 소리의 RPG란, 당시 소니에서 내세운 광고 문구였습니다.
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아크 더 래드 2는 지금도 많은 유저들이 최고의 게임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이번에 스마트폰용으로 출시된 아크 더 래드 R은 바로 이 2편의 10년 후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정식 후속작으로, 전작의 반가운 캐릭터들도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모바일게임답게 캐릭터 뽑기 및 등급 시스템은 있지만, 원작의 시뮬레이션 전투는 제대로 구현된 것으로 보입니다.
고전 명작 SRPG 중 하나인 랑그릿사 시리즈의 최신작이 얼마 전 스마트폰용으로 출시되었습니다. 그것도 일본이 아닌 중국에서 출시되었습니다. 2016년 1월에 랑그릿사 시리즈의 판권을 소유하고 있는 일본의 익스트림이 중국 제작사와 해외 판권 사용 계약을 채결한 바 있는데, 그 결과물이 드디어 공개된 겁니다. 현재는 중국 내에서만 서비스되고 있는데 의외로 평가가 상당히 괜찮은 편입니다.
랑그릿사 하면 떠오르는 우루시하라 사토시의 원작 일러스트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새로 그려진 일러스트도 준수한 편이고, 랑그릿사 고유의 용병 및 전투 시스템도 충실히 구현되어 있는 듯 보입니다. 일단 중국 제작사는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 랑그릿사를 서비스할 수 있는 판권을 얻은 걸로 알려져 있는데, 국내 진출이 이루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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