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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Oct 01. 2018

저작권 이야기 #1, 시드 마이어의 문명 Part.2

문명 저작권 이야기

녕하세요! 오픈모바일입니다. 오늘은 지난 시간에 마무리하지 못한 문명 시리즈의 저작권 이야기를 이어가도록 할 텐데요. 지난 시간에는 보드게임 ‘문명’이 소유하고 있던 ‘문명’의 상표권이 어떻게 ‘시드 마이어의 문명’을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즈에 넘어왔는지에 대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오늘은 문명 시리즈의 상표권과 저작권이 어떻게 다시 시드 마이어에게 돌아갔는지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전에 지난 시간에 다룬 문명 시리즈 저작권 이야기 1편은 아래의 링크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해즈브로에 인수된 마이크로프로즈


지난 시간에 마이크로프로즈와 아발론 힐, 그리고 액티비전 사이에 있었던 문명의 상표권 분쟁에 대한 이야길 했는데요. 이 분쟁의 결말에는 약간의 뒷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내 문명 보드게임의 유통권을 갖고 있던 아발론 힐이 411,000달러의 배상금을 지불하고, 향후 문명 게임을 제작하거나 판매하지 않는다는 조건에 너무 쉽게 합의를 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요. 사실 법정 밖에서는 이미 다른 논의가 진행 중이었습니다.


아발론 힐이 판매했던 보드게임 ‘어드밴스드 문명(Advanced Civilization)’


미국의 장난감 및 보드게임 전문 회사인 해즈브로(Hasbro)가 마이크로프로즈와 아발론 힐을 모두 인수하기로 사전에 합의가 되었던 것이죠. 문명의 상표권 분쟁 이후 어차피 한 식구가 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소송을 계속 가져갈 의미 자체가 없었던 겁니다. 당시의 소문에 따르면 경영난이 심각했던 마이크로프로즈는 아발론 힐로부터 받은 배상금으로 직원들의 마지막 급여를 지불했다고 합니다. 사실상 합병을 앞둔 상태에서 진행된 긴급 자금 지원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하스브로로 더 잘 알려진 미국의 대형 장난감 회사 해즈브로. 과거에는 게임 사업에도 손을 댔었습니다.


해즈브로는 1998년 8월, 7000만 달러로 마이크로프로즈의 주식 91%를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시켰습니다. 이로써 문명 시리즈를 포함한 마이크로프로즈의 모든 게임 저작권은 해즈브로로 옮겨가게 됩니다. 이후 마이크로프로즈는 해즈브로의 게임 부문 자회사인 해즈브로 인터랙티브 소속으로 게임 개발을 이어갑니다. 이 당시에 탄생한 대표적인 게임이 바로 ‘롤러코스터 타이쿤’입니다. 롤러코스터 타이쿤은 마이크로프로즈와 크리스 소여가 개발하고, 해즈브로 인터랙티브가 유통을 담당했습니다.


마이크로프로즈가 탄생시킨 또 하나의 명작 게임, ‘롤러코스터 타이쿤’


인포그램즈에서 부활한 문명 시리즈


그런데 마이크포프로즈를 인수하고 얼마 안 되어 해즈브로 역시 난관에 봉착합니다. 2000년 닷컴 버블이 꺼지면서 해즈브로도 큰 타격을 입었는데, 1년 사이 주가가 70%나 폭락했습니다. 결국 해즈브로는 원래부터 주력 사업이 아니었던 해즈브로 인터랙티브를 2001년 프랑스의 게임회사 인포그램즈(Infogrames)에 매각합니다. 매각 금액은 1억 달러였습니다. 이로써 해즈브로 인터랙티브에 속해 있던 마이크로프로즈와 문명의 저작권 역시 인포그램즈가 소유하게 됩니다.


해즈브로 인터랙티브는 아타리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이 역시 인포게임즈가 함께 인수합니다. 그리고 인포게임즈는 2004년에 회사 이름을 인지도가 더 높은 아타리로 변경합니다


한편, 문명을 탄생시킨 시드 마이어는 1996년 마이크로프로즈를 퇴사 후,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게임 개발사 파이락시스(Firaxis) 소프트웨어를 설립합니다. 파이락시스는 개발에만 집중하기로 하고 외부 유통사를 물색했는데, 그들이 선택한 것은 일렉트로닉 아츠(EA)입니다. 파이락시스는 1997년 그들의 첫 번째 게임인 ‘시드 마이어의 게티스버그’를 출시하고, 회사 이름을 파이락시스 게임즈로 변경합니다. 그리고 1999년 문명의 우주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시드 마이어의 알파 센타우리’를 역시 EA를 통해 출시합니다. 저작권 문제로 문명 시리즈를 개발할 수 없었기 때문에 대신 정신적 후속작을 개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시드 마이어의 알파 센타우리는 문명 II의 사실상의 후속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01년, 해즈브로 인터랙티브를 인수한 인포그램즈가 파이락시스 게임즈와 유통 계약을 채결하면서 마침내 시드 마이어는 다시 문명 시리즈를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렇게 2001년 10월 문명 시리즈의 정식 후속작, ‘시드 마이어의 문명 III’가 인포그램즈를 통해 출시되었습니다. 시드 마이어 입장에서는 비록 문명 시리즈의 저작권을 소유하지는 못했지만, 유통사를 통해 자신의 간판 타이틀을 이어갈 수 있게 된 셈입니다.


파이락시스에서 다시 부활한 ‘시드 마이어의 문명 III’




2K 게임즈에 안착한 문명 시리즈


하지만 문명 시리즈 저작권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2004년 11월 미국의 대형 게임 개발사 중 하나인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는 인포게임즈로부터 문명과 관련된 모든 저작권을 223만 달러에 인수합니다. 그리고 2005년 1월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는 자회사인 2K 게임즈가 문명 프랜차이즈의 관리를 맡고, 파이락시스 게임즈가 개발을 담당할 것이라고 발표합니다.


GTA 시리즈와 레드 데드 리뎀션 시리즈로 유명한 락스타 게임즈도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의 자회사입니다.


그리고 2005년 11월 파이락시스 게임즈는 테이크 투 인터랙티브에 인수되어 2K 게임즈의 산하가 되었습니다. 시드 마이어가 마이크로프로즈를 1996년에 떠난 이후 약 9년이 흘러 비로소 문명 시리즈의 저작권과 원 개발자가 다시 하나의 소속으로 합쳐지게 된 셈입니다. 이후 2005년에 출시된 ‘시드 마이어의 문명 IV’부터 최신작인 ‘시드 마이어의 문명 VI’까지 모든 파이락시스 게임은 2K 게임즈를 통해 출시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또 다른 게임 저작권 이야기로 찾아 오도록 하겠습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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