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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Nov 09. 2018

스타일리시 로봇 액션게임 ‘전뇌전기 버추얼 온’ 시리즈

PS와 만난 버추얼 온 시리즈

봇 좋아하시나요? 로봇, 특히 변신하거나 합체하는 로봇은 남자의 로망이라는 말도 있죠. 로봇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렸을 때 직접 로봇을 조종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겁니다. 아쉽게도 아직 현실에서 인간이 탑승하는 로봇은 등장하지 않았지만, 게임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로봇 게임 중에서도 독특한 조작 방식을 선보였던 게임이 바로 버추얼 온 시리즈인데요. 이 버추얼 온 시리즈가 PS4로 이식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뇌전기 버추얼 온 시리즈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오락실에서 만나는 로봇 대전게임


오락실의 전성기였던 1990년대에는 핫플레이스에 대형 오락실들이 들어서곤 했었는데요. 이런 대형 오락실에서는 동네 오락실에서 보기 힘든 고가의 게임 머신들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고가의 게임 머신들은 전용 게임 컨트롤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는데요. 가령 건슈팅게임은 총 모양의 컨트롤러, 레이싱게임은 스티어링 휠 모양의 컨트롤러를 사용해 게임을 즐길 수 있죠. 그중에 드물게 두 개의 스틱이 부착된 게임 머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 게임이 바로 ‘전뇌전기 버추얼 온’입니다.



전뇌전기 버추얼 온은 일본 세가에서 개발한 로봇 대전액션게임으로 1995년 12월 아케이드용으로 처음 출시됐습니다. 트윈 스틱이라는 독특한 컨트롤러로 로봇 애니메이션처럼 로봇을 조종하는 느낌을 살리면서, 아케이드에 어울리는 간략화된 시스템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게임은 버추얼로이드라는 로봇들이 일대일로 대전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기존의 대전게임과 달리 로봇이기에 가능한 빠르고 파괴적인 액션으로 상당한 인기를 얻었습니다.





실패를 노린 프로젝트?


게임 제작 비용이 어마어마하게 상승된 요즘에는 보기 힘들지만, 과거에는 흥행 성적으로 고려하지 않고 실험적으로 제작되는 게임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전뇌전기 버추얼 온도 이러한 프로젝트 중 하나로, 프로젝트의 목적은 신입 기획자들에게 실패를 경험시키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일본 게임 시장에는 ‘로봇 게임은 팔리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매년 세가에 입사하는 신입 사원들이 로봇 게임의 기획서를 제출하자, 직접 실패를 경험해 보라는 의미해서 프로젝트를 허가했다고 합니다.



1970~80년대를 수놓은 수많은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알 수 있듯이, 일본의 콘텐츠 시장에서는 로봇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출시된 로봇 액션게임들은 애니메이션에서 보아왔던 조종 방식을 구현하는데 집중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이 경향에 게임의 재미는 그다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죠. 그러다 보니 결국 지나치게 마니아 지향의 재미없는 로봇 게임들이 탄생하게 된 겁니다.



그런데 버추얼 온은 달랐습니다. 버추얼 온은 기획 단계부터 당시 주류 장르였던 대전액션게임에 로봇을 접목하는 발상으로 제작을 진행했습니다. 이와 동시에 로봇을 조종한다는 감각 역시 살리기 위해 선택한 것이 바로 트윈 스틱입니다. 이 두 개의 스틱을 통해 로봇의 모든 액션을 제어할 수 있으며, 공격과 대시라는 단 두 개의 버튼을 이용해 공격을 가능케 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게임에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버추얼 온은 성공을 거두었고, 세가의 ‘실패를 위한 프로젝트’는 실패한 셈입니다.





명맥이 끊겼던 시리즈


전뇌전기 버추얼 온 시리즈는 총 네 개의 시리즈를 출시하고 2003년 PS2로 출시된 마즈를 끝으로 오랫동안 후속작에 대한 소식이 없었습니다. 팬들 입장에서는 꽤 아쉬운 상황이었지만, 사실 예상된 일이기도 했습니다. 버추얼 온 시리즈는 다수의 플랫폼으로 이식되긴 했지만, 기반은 어디까지나 아케이드 게임센터였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본의 아케이드 게임 센터에서는 대전액션게임의 인기가 감소했고, 그 자리를 온라인 대전이 가능한 게임들이 대신합니다. 아케이드 게임 시장의 트렌드가 바뀐 것이죠.


2000년대 초반 일본의 아케이드 시장은 데이터 기록 카드와 온라인 대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게임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안 그래도 대중적인 게임이라고 하기 어려웠던 버추얼 온 시리즈는 시대의 트렌드에도 부합하지 않아 유저들의 외면을 받고 맙니다. 물론, 버추얼 온 시리즈는 가정용 콘솔게임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이식되긴 했지만, 아무래도 오락실에서 트윈스틱으로 게임을 즐기는 것과는 재미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가정용 트윈스틱도 판매하긴 했지만, 게임 하나를 위해 구매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습니다. 정식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인 마즈의 경우에는 아케이드가 아닌 PS2로만 출시되었는데, 이 게임 역시 흥행에 실패하면서 버추얼 온 시리즈의 명맥이 끊겼습니다.


아케이드가 아닌 콘솔 전용으로 출시된 첫 번째 버추얼 온 시리즈




시리즈 부활의 신호탄?


전뇌전기 버추얼 온 시리즈는 2003년 PS2로 출시된 마즈를 끝으로 더 이상 새로운 작품이 제작되지 않았지만, 시리즈 개발자들은 시리즈 부활을 지속적으로 바라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경영진의 반대에 부딪혀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새로운 아이디어를 짜냈는데, 바로 인기 콘텐츠와의 크로스오버입니다. 그렇게 선택한 작품이 인기 애니메이션인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입니다. 이렇게 탄생한 게임이 바로 ‘어떤 마술의 버추얼 온’으로 올해 초 PS4와 PS Vita로 출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마술의 버추얼 온은 버추얼 온 시리즈 팬에게도,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시리즈 팬에게도 외면받으며 흥행 면에서는 완전히 실패하고 맙니다. 버추얼 온 시리즈의 팬들은 기존 시리즈의 세계관을 배제하고 게임성도 완전히 달라진 신작에 실망감을 나타냈으며,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팬들은 애초에 로봇물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신작이 묻히면서 버추얼 온 시리즈의 부활은 다시 요원한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약간의 가능성이 엿보이는 건 이번에 PS4로 이전 작품의 이식이 발표됐기 때문입니다. PS4로 이식이 결정된 작품은 PS2용 마즈를 제외한 아케이드용 원작의 세 작품, 전뇌전기 버추얼 온, 전뇌전기 버추얼 온 오라토리오 탱그램, 전뇌전기 버추얼 온 포스입니다. 아마도 이 작품들로 시장의 반응을 살펴보고 신작의 제작 여부를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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