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픈모바일 Jan 04. 2019

넥슨의 매각을 바라보는 시각

넥슨이 매각에 나선 이유, 그리고 텐센트

2019년의 시작과 함께 넥슨이 지주회사 지분 전체 매각이라는 거대한 사건이 전해지며 게임판이 연일 떠들썩합니다. 국내 게임산업의 공룡인 넥슨은 매각 추정가치만 약 10조원 이상으로 예상되는 초대형 매물인 데다누가 새 주인이 되는가에 따라 국내 게임산업 흐름이 거대한 변화를 맞을 수도 있는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입니다이와 관련해 현재 세간의 관심사는 과연 넥슨이 팔릴 것인가팔린다면 인수 주체는 정말 중국의 거대 게임 업체인 텐센트가 될 것인가에 쏠려 있습니다물론 아직 넥슨의 공식 입장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 여러 추측만 무성하긴 합니다만현 시각 업계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가장 신빙성 있게 오가고 있는지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넥슨의 시장 가치가 가장 높을 때 파는 것이다


우선 우리가 아는 넥슨의 지배구조는 크게 NXC – 넥슨 일본 법인 – 넥슨 코리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중 지주회사인 NXC의 지분 98.64%를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회장과 부인 등이 가지고 있으며, NXC는 다시 넥슨 일본 법인의 최대 주주사인 만큼 NXC를 소유한 김정주 회장은 넥슨 내에서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넥슨은 지난해에도 2조원이 넘는 추정 매출을 올린 우량 기업이죠. 하지만 김 회장이 이런 넥슨을 갑자기 파는 이유는 현재 국내 게임업계에 닥친 여러 적신호와 김 회장 개인의 사업적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위정현 한국 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의 분석이 가장 폭넓은 시각을 다루고 있는데요. 위정현 교수는 <아이뉴스>와의 인터뷰, 개인 SNS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지금이 넥슨 매각의 가장 적기일 수 있으며, 넥슨의 유력한 인수 주자인 텐센트가 지금 바로 넥슨을 인수하긴 어려울 것이란 견해를 내놓았습니다.





하락한 게임 산업 메리트, 반중 여론은 변수


위 교수는 널리 알려진 한국의 게임 산업 규제김정주 회장과 진경준 전 검사장의 스캔들 피로보다 넥슨이 의존하고 있는 중국 게임업계의 불투명성을 보다 직접적인 이유로 들었습니다현재 중국 정부는 시진핑 국가 주석의 뜻에 따라 자국 게임 산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있는데요여기에 넥슨의 중국 시장 교두보인 텐센트도 크게 압박을 받고 있으며이로 인해 현재 넥슨의 최대 캐시카우인 중국 던전앤파이터(연 매출 1조원)의 보장받을 수 없는 미래중국의 게임 판호(서비스권제한으로 인한 신작 출시 불가 상황 또한 장기화되는 분위기입니다.



한 마디로 지금 넥슨의 미래는 김정주 회장의 사업적 의지와 별개로 중국의 정치적 판단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말인데요신시장 개척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국내외 게임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마저 어두우니 넥슨의 가치가 최고조로 올라 있는 지금이 바로 매각으로 최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기라는 것입니다하지만 위 교수는 이 경우 국내 게임 산업의 큰 축을 넥슨이 중국에 통째로 넘긴다는 점에 대한 한국민의 강한 반대 여론이 걸림돌이 될 것으로 바라봤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생각보다 여유로운 텐센트


텐센트의 경우 넥슨보단 여유로운 입장입니다앞서 설명했듯 중국의 게임 규제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텐센트가 무리해서 넥슨을 인수하기도 부담스러우며, 10조원이란 천문학적인 가격도 이번 매각 시도가 무산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레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죠다만 위 교수는 텐센트가 매년 한국으로 흘러가는 조 단위 외화 유출에 따른 중국 정부의 따가운 눈초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3자인 사모펀드혹은 몇몇 회사와의 협력을 통한 인수로 텐센트의 넥슨 단독 인수 시 발생할 경제적 부담과 한국민의 반중 감정을 최대한 약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분석했습니다.





제2, 제3의 넥슨이 나타나도 이상하지 않은 현실


공식적인 매각 배경과 매각 성공 여부의 윤곽은 차차 알려지겠지만위정현 교수의 이런 분석은 최근까지 드러난 국내외 게임 업계의 분위기와 비교해봐도 크게 무리 없는 의견으로 보입니다또한 이번 매각의 배경으로 거론된 이야기들은 단순히 넥슨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다른 중대형 게임사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사실인 만큼향후 제3의 넥슨 매각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게임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우리나라가 큰 경쟁력을 가진 몇 안 되는 분야이자 잠재 가치 또한 높은 산업입니다.


2017년 국내 게임개발사 '블루홀'이 세계적으로 히트시킨 게임 배틀그라운드

지금껏 게임에 대한 우리나라의 사회정치적 시각은 늘 부정적이었지만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경제 산업의 핵심축이 무작정 외국으로 흘러나가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또한 우리에게 별로 득이 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따라서 이번 일을 단순히 한 기업의 인수합병으로만 볼 게 아니라우리 게임 산업 전반에 드리워진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로 삼는 건 어떨까요?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로스트아크의 중간 성적표 점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