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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Jan 23. 2019

'굿바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윈도우 폰

12월 10일, 모든 윈도우폰 지원이 종료된다

윈도로 대표되는 운영체제 장인 마이크로소프트. 하지만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질 때가 있는 법이죠. 한 때 구글 안드로이드애플 IOS와 함께 모바일 천하를 삼분할 것으로 기대됐던 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실상 모바일 OS 시장 철수를 선언했습니다MS에 따르면 현재 최신 버전인 윈도우 10 모바일을 포함한 모든 기기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와 기술 지원이 2019년 12월 10일부로 모두 종료된다고 합니다이는 초창기 윈도우 폰이 받았던 기대에 비하면 꽤 씁쓸한 퇴장이 아닐 수 없는데요오늘은 시한부 선고를 받은 윈도우폰의 지난 족적을 짧게 돌아보려 합니다.





노는 물이 어울리지 않았던 윈도우 모바일 6.5


MS가 윈도우 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건 지난 2010년입니다사실 그 이전에도 윈도우 모바일 6.5 같은 초기 스마트폰용 운도 운영체제가 존재하긴 했는데요. 당시 모바일 트렌드에 어울리지 않는 UI와 불편한 앱 설치 환경 등의 이유로 윈도우 모바일 6.5는 처음부터 안드로이드와 IOS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안드로이드 연합에 편입되기를 거부하던 몇몇 제조사들이 윈도우 모바일 6.5를 자사 스마트폰에 채택하기도 했는데요사실상 좋은 성적을 거둔 제품은 없었습니다삼성의 경우 갤럭시 시리즈 이전에 공개했던 윈도우 모바일 기반 옴니아 시리즈는 지금도 삼성의 흑역사로 기억되고 있죠.


옴니아2 (사진=삼성닷컴 영국)




시선을 사로잡은 Style UI, 하지만 딱 거기까지


이후 2010년 공개된 윈도우폰 7 OS는 역시 마이크로스프트란 생각이 들 만큼 운영체제 개발사로서의 MS의 저력이 돋보였던 버전이었습니다문제는 이 저력이 겉모습에 그쳤다는 점인데요윈도우폰 7은 그 당시 꽤 신선했던 'Style UI'를 선보이며 윈도우 모바일 시절 보여준 이미지를 완전히 바꾸고자 했습니다이 UI는 심플하고 플랫한 디자인과 주기적으로 갱신되는 라이브 텍스트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에게 꽤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여전히 UI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실한 자체 기능과 앱 생태계는 윈도우 폰이 모바일 전쟁 본경기에 합류할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를 상실하는 걸림돌이 되고 맙니다.


초기 윈도우폰7 OS를 탑재했던 HTC Titan




너무 뒤늦은 체질개선, 윈도우폰 8/8.1


이후 등장한 윈도우폰 8과 8.1은 겉모습은 윈도우폰 7과 유사하지만 내부 커널과 프레임워크를 교체한사실상 새로운 운영체제로 평가됩니다전반적인 OS 성능이 향상됐으며 MS도 피쳐폰 시절 1위 제조사였던 노키아(Nokia)를 무려 8조원에 인수해 단말기 판로를 확장하는 등, 2014년은 MS도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꽤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던 시기였습니다그러나 이 시기에 MS는 중대한 실수를 하나 저지르는데요운영체제를 새롭게 개편하는 과정에서 소수나마 존재했던 윈도우폰 사용자들과 앱 개발자들을 사실상 외면해버렸다는 사실입니다.





생태계, 신뢰 관리에 소홀했던 MS


모바일 OS의 생태계를 이루는 근간은 사용자와 앱 마켓그리고 마켓에 앱을 공급하는 개발자입니다그런데 문제는 기존 윈도우폰 사용자는 윈도우폰 8로 기기 업데이트가 불가능했고개발자들 역시 내부 구조가 새롭게 바뀐 윈도우폰 8에 앱을 서비스하려면아예 처음부터 다시 앱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하지만 MS는 시장의 후발 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해 눈에 띄는 대책이나 노력을 내놓지 않으며 소비자와 개발자들의 눈에서 점차 멀어지고 마는데요. 브랜드와 생태계에 가장 중요한 가치였던 신뢰에 큰 타격을 입었던 셈입니다결국 이후 MS는 윈도우폰 OS의 이름을 윈도우 10 모바일로 바꾸고 PC 윈도와의 연동에 사활을 걸었지만 이미 기울어진 기운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MS, 연내에 안드로이드나 아이폰으로 바꾸라


시장 점유율 분석업체 넷마켓쉐어가 측정한 2018년 12월 기준 윈도우 10 모바일의 점유율은 고작 0.08% 입니다. MS 같은 대기업이 서비스하는 운영체제의 점유율이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초라한 수치인데요윈도라는 걸출한 운영체제를 수십년 간 개발해온 노하우를 가지고도 때늦은 시장 진입과 부적절한 생태계 정책벌어질 대로 벌어진 기술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침몰한 윈도우폰의 이야기는 이제 기업을 운영하는 많은 CEO들에게 좋은 선례로써 역사에 기억되지 않을까 싶네요한편 MS는 윈도우 폰 사용자들에게 올해 안에 안드로이드나 IOS 기기로 교체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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