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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픈모바일 Apr 02. 2018

라그나로크 M 출시 기념, 추억 후벼 파기

라그나로크 온라인 모바일 출격!

요즘 모바일게임 시장은 PC용 MMORPG를 모바일용으로 리메이크해 출시하는 것이 트렌드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게임들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다수 포진하면서, 이러한 흐름을 더욱 가속화 시키고 있습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 역시 이러한 시장 분위기에 편승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2000년대 초반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게임 중 하나인데요, 과거의 인기를 증명하듯 모바일 버전의 사전예약에 200만 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발자취를 간략히 되짚어 보고, 이번에 출시된 모바일게임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이 어떤 게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본격 커뮤니티 온라인 게임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만화가 이명진 작가의 원작 만화 라그나로크를 기반으로 제작된 온라인게임입니다.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으로 여성 이용자의 비중이 매우 높았던 게임이기도 했죠.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만, 초창기 라그나로크 온라인에는 스토리가 없었습니다. 마을과 필드와 던전, 그리고 몬스터만이 있을 뿐이고, 이용자들은 자유롭게 사냥을 하고 다른 이용자들과 어울리며 각자의 방식으로 게임을 즐겼습니다.

초기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커뮤니티 요소 하나로 성공한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특히 커뮤니티가 발달한 게임이었는데요. 게임 내에서 채팅방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사냥은 뒷전이고 마을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채팅으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상인 직업의 캐릭터는 노점상을 열어 두고 채팅으로 시간을 보내기도 했죠. 당시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가 엄청난 인기가 있었고 번개 모임이 유행하던 시기였는데,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이러한 당시의 유행을 게임 시스템에 잘 녹여내어 차별화된 인기를 얻었던 것이죠.

채팅방 제목을 이용한 게임 내 시위는 라그만의 문화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전성기는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콘텐츠의 깊이가 깊은 게임은 아니었고, 이용자끼리 만들어가는 게임 문화에도 한계가 있었던 것이죠. 더욱이 창업자이자 핵심 제작자였던 김학규 대표가 그라비티를 퇴사하면서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더욱 표류하게 됩니다. 이후 국내에서는 쏟아지는 신규 게임들에 밀려 빠르게 인기 순위에서 밀려났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인기가 높아 해외 매출만으로도 먹고 살만한 게임이 되었습니다.

전성기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일본 인기는 국내보다도 더 높아서 수년 동안 일본 내 온라인게임 인기 순위 1위를 독점했었습니다.

제작사인 그라비티는 2005년 일본의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에게 인수되었습니다.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는 일본 내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퍼블리셔였는데, 일본 내에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인기가 높아지자 향후 개발과 운영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그라비티를 인수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 당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국내 위상이 엄청났기 때문에 그라비티를 매각한 김정률 회장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거의 매국노 수준으로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얼마 전 진정한 추억팔이라고 할 수 있는 ‘라그나로크 제로’를 선보였는데, 서비스 오픈 후 거의 2주 정도 서버 불안정으로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습니다.




흑역사 더하기 흑역사,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인기 있는 게임이 으레 그렇듯 라그나로크 온라인도 후속작이 제작됩니다. 전성기의 인기가 대단했던 게임이었기에 후속작에 대한 기대도도 매우 높았죠. 제작 중 공개된 영상을 통해 귀여운 3D 캐릭터와 익숙하지만 리뉴얼 된 필드 등이 호평을 받았고, OST에는 일본의 유명 작곡가인 칸노 요코가 참여하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렸습니다.

라그나로크2의 유일한 업적으로 평가받는 칸노 요코 내한 공연

하지만 오픈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 후의 반응은 참사 그 자체. 전작과는 너무도 다른 게임성과 엉망인 밸런스, 그리고 최악의 최적화 등 좋게 봐줄 요소가 단 하나도 없는 완성도로 전작의 팬들에게 실망감만 잔뜩 안겨 주었습니다. 결국 2007년 서비스를 시작한 라그나로크 온라인 2는 리뉴얼을 예고하며 2010년 서비스를 종료하고 맙니다.

그래도 캐릭터는 귀여웠던 ‘라그나로크 온라인 2: 세계의 문’

라그나로크 온라인 2의 리뉴얼 버전은 2009년 하반기부터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시작해서 2012년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습니다. 국내에서의 평가는 ‘차라리 갈아엎기 전이 나았다’로 요약됩니다. 게임성 흔하디 흔한 양산형 MMORPG가 되었고, 그래픽마저 새로 만들면서 리뉴얼 전 버전의 귀여운 캐릭터마저 사라져 버렸던 것이죠.

그래픽 스타일까지 모든 걸 리뉴얼 했지만, 리뉴얼 전보다 평이 더 나빴던 라그나로크 온라인 2: 레전드 오브 세컨드

결과적으로 리뉴얼은 최악의 결과를 낳으며, 라그나로크 온라인 2는 흑역사 제조기로 남게 되었습니다. 현재 라그나로크 온라인 2는 2013년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 후 스팀 버전만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국내 이용자들도 스팀에서 즐길 수는 있는데, 한국어를 지원하지는 않습니다.

스팀에서는 아직 영어 버전의 라그나로크 온라인 2를 즐길 수 있습니다.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라그나로크 M

모기업이 일본 기업이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국산 게임 중에서는 가장 다양한 플랫폼으로 확장을 시도한 게임 중 하나입니다. PC용 온라인게임을 시작으로 닌텐도 DS, PSP 등 휴대용 게임기, 그리고 피처폰과 스마트폰으로 다수의 모바일 게임들을 출시한 바 있습니다. 다만, 이들 대부분은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IP를 활용한 스핀오프 작품이었고, 플랫폼의 특성상 PC용 라그나로크 온라인과는 장르부터 차이가 있었습니다.

작년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 ‘라그나로크 R’

그런데 이번에 출시되는 라그나로크 M은 지금까지 출시된 다른 파생작과 달리 원작 라그나로크 온라인에 최대한 근접한 게임입니다. 사실상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 리메이크라고 할 수 있죠. 제작사는 드림스퀘어라는 중국 회사로 그라비티로부터 정식 라이선스를 구입해 제작을 했습니다. 중국과 대만에서는 이미 작년부터 서비스를 했기 때문에 관심 있던 사람이라면 미리 접해보기도 했을 겁니다.

라그나로크 M의 중국 홈페이지

라그나로크 M이 원작의 재미를 얼마나 재현했을지, 또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살렸다 해서 그것이 현재 게임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과거의 향수를 간직한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여러모로 궁금한 게임이기는 합니다.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PC용 MMORPG를 모바일로 옮겨온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과연 라그나로크 M이 이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기사문의: 오픈모바일(wel_om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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