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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d Opener Aug 27. 2020

어쩌다 어른이 되진 않았으면...

지나가면 모든 것은 단 하나가 된다

어렸을 적 모든 것이 처음이었을 그때의 난 그 처음이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첫 소풍은 처음이라서가 아니라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설렜고, 첫사랑은 다른 사랑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애절했으며 가슴이 아팠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것은 올해 소풍날 비가 와도 다음 소풍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일지 모르겠다.

© pixabay.com

이 사랑이 지나가면 또 다른 사랑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일까? 마지막이란 마음으로 모든 것을 걸었던 나를 잃어가는 것은 슬픈 일이다. 나는 순수하다는 것은 모든 순간이 단 한 번뿐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이라 믿는다. 그 순수함을 순진하다 여기는 순간부터 우리는 불순한 어른이 되어간다. 시간이 주는 경험으로 지혜를 쌓아 가야 하지만 오히려 그 경험이 우리를 영악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 pixabay.com


사랑을 계산한다는 것은 절망스러운 일이다. 이어지지 못한 마음이 이유라면 좋을 텐데, 계산으로 거절된 내 마음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아직도 이어진 마음을 계산으로 잘라낼 수 있는 일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때 내 마음이 순수했다면,  오직 너뿐이던 나는 지나갔을지라도 그때 나는 너에게 단 하나로 남아있을 것이라 믿어본다.


시간은 다시 돌릴 수 없는 것이니까 지나가면 그 순간은 결국 단 하나가 된다.  그때의 나 그때의 네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그 순간을 마지막으로 여기지 못했다 하더라도 결국은 그렇게 되는 것이다.  순수하자. 혹  그 마음이 순진하다고 손가락질받고 바보 같다는 말이 익숙해지더라도 말이다. 어차피 지나가면 단 하나가 될 순간을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뭐가 이상한가?


이미 나이는 좀 들었지만, 어쩌다 어른이 되기를 거부해 본다. 100세 시대에 몇 살부터 어른인지 정의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내일의 소풍이 마지막일 것처럼 설레고, 최선을 다해 즐기는 아이가 더 행복한 것이다. 그렇다고 오늘만 살자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이 순간이 마지막인 것처럼 매일을 살아가자는 것이다. 좀 어렵겠지만 난 아직 그래 보고 싶다.


커버사진 출처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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