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 Sheeran - Eyes Closed
음악은 보통 크리에이터의 창작물에 대한 실연자의 해석으로 완성됩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음악은 제작(해석) 과정에서 창작자의 의도가 훼손되기도 하고, 때로는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의도의 손실이나 왜곡이 꼭 결과물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는 선호하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 음악공급자 중 주실연자(가수)가 창작자 자신이 되는 싱어송라이터에 좀 더 가치를 부여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는 크리에이터의 의도가 훼손되지 않은 결과물이 주는 특별함에 대한 기대가 담겨있기도 합니다.
최근에 싱어송라이터인 에드시런(Ed Sheeran)의 eyes closed라는 곡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한동안 터져 나오는 울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https://youtu.be/u6wOyMUs74I?si=RSSfLadicSdcEPSu
사실 Eyes closed는 해외 남미차트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처음에는 무심하게 들었던 곡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에 남아 수차례 다시 들어보고 가사도 번역해 보면서 깊이 있게 감상하다 보니 결국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곡은 에드시런의 친구인 자말 에드워즈 하늘나라로 보낸 후에 만들어졌습니다. 에드시런이 싱어송라이터가 아니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하겠죠.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누르고 남겨져 삶을 살아가야 하는 아티스트 본인의 감정에서 시작해 완성된 노래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담백하게 빌드업되어 가는 이 노래가 저에게는 마치 울부짖는 진혼곡처럼 들렸습니다.
Eye-eye-eye-eyes
Eye-eye-eye-eyes closed
위 가사가 나오는 노래의 절정 부분이 마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외치는 의성어처럼 "아야야야야 아야야야야 후~" 같이 들려서 더욱 그렇게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슬픔을 담고 떠난 이를 위로하는 진혼 의식에 참여한 사람들이 눈물을 머금고 떠난 이와 자신에게 터트리는 포효처럼 말이죠.
창작가 본인이고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들도 자신이기 때문에 저에게 이러한 의도가 저에게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꼭 절정 부분이 아니더라도 가사나 악기의 선택 빌드업 과정등 곳곳에서 얼마나 떠나간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 컸는지가 너무 느껴지는 곡입니다.
현재 한국의 주류음악들이 큰 자본을 투입되는 시스템에 의한 결과물(수백 수천 곡을 받고 그 중에 선택과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만들어진 - 심지어 가사 까지도...)이다 보니 좋은 부분이 있더라도 여운을 남기는 명곡들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더욱 싱어송라이터들의 노력과 결과물들이 더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