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중심으로
다음 달 16일부터 에어비앤비에서 중요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그동안 플랫폼 안에서 운영되던 불법 숙소들이 본격적으로 퇴출 절차에 들어가는 것이죠.
10월 16일 이후 영업신고증을 제출하지 않은 숙소는 2026년 1월 1일부터 예약을 받을 수 없게 됩니다.
단순히 한 플랫폼의 정책 변화로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조치는 한국 숙박업 구조 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올 사건입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왜 이런 방식으로 변화가 시작된 걸까요?
에어비앤비는 2024년 가을부터 신규 숙소 등록 시 영업신고증 제출을 의무화했고, 올해 10월부터는 기존 숙소에도 같은 기준을 적용합니다. 이로 인해 한국 내 숙소의 약 40%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특히 오피스텔이나 원룸처럼 본래 법적으로 숙박업이 불가능한 공간에 기반한 숙소들이 집중적으로 영향을 받을 예정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갑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 배경에는 전략적 판단이 숨어 있습니다.
에어비앤비는 더 이상 불법 숙소의 온상이란 오명을 벗고, ‘합법과 신뢰’를 내세우는 플랫폼으로 변신하려는 겁니다. 정부에 대해선 “우리가 먼저 정리했으니, 이제 제도 개선을 논의하자”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죠. 또한 불법 숙소로 인해 발생하던 예약 취소, 안전사고,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공급량이 줄어드는 리스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더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시장을 만들겠다는 의도가 분명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부와 협상하기 위한 포석, 그리고 합법 숙소 중심의 사업 구조 개편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질문은 “한국의 제도는 앞으로 어떻게 바뀔까?”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호텔이나 택시 업계처럼 기존 산업의 영향력이 강해 변화가 빠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흐름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K-POP, 드라마, 웹툰으로 대표되는 한류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정부가 2027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3천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합니다. 호텔 공급만으로는 이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단기(2026년 이전)에는 큰 제도 변화보다는 신고 절차를 단순화하거나 지자체마다 제각각인 기준을 표준화하는 수준의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기(2027~2030년)에는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처럼 일정 영업일 제한을 두되, 등록만 하면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를 대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공유숙박 모델이 도입될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농어촌민박과 외국인관광도시민박업을 아우르는 새로운 ‘도시형 공유숙박 제도’가 만들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규제 완화를 넘어 국가 전략 차원에서 관광산업을 육성하는 흐름과 맞닿아 있습니다.
경주는 이런 변화 속에서 주목할 만한 도시입니다. 이미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 잡은 경주는 한옥, 사적지, 문화재를 중심으로 한 감성 숙소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시 기반 시설이 정비되고, 국제적인 인지도까지 높아질 전망입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호텔만으로는 숙박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체 숙소, 특히 농어촌민박에 대한 제도적 지원 필요성이 더욱 커질 것입니다.
현재 경주의 감성 숙소 상당수는 농어촌민박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실거주 요건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뀔 수도 있지만, 동시에 내국인과 외국인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도시형 농어촌민박’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큽니다.
경주 같은 도시는 오히려 제도 변화의 수혜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이번 에어비앤비의 불법 숙소 퇴출은 단순히 플랫폼 내부의 정리가 아니라, 한국 숙박업 시장을 새롭게 재편할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광객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특히 한류와 국제행사가 그 흐름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주의 농어촌민박은 단순히 규제를 피한 대안이 아니라, 앞으로의 관광산업을 떠받칠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숙소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번 변화는 위기이자 기회입니다. 합법적인 루트로 준비해 둔다면, 제도 변화가 찾아왔을 때 가장 먼저 그 과실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